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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2022년 5월의 시장예측

 주식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은 앞으로 예상되는 1년 이내의 경기가 아닌, 1년 이후의 경기나 금리의 방향을 예측한다는 것과 같은 말인데, 주가는 경기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선행하는 경향이 있고, 주가를 선행하는 유일한 지표는 금리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년 정도의 예상되는 미래는 이미 대부분 주가나 금리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앞으로의 경기를 매번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과학과는 달리 경제는 인문/사회의 영역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개입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법칙이나 공식이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영역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사회과학'이라는 말은 좀 오만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경제가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한 영역이었다면,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경제학자들이 모인 미국 연준은 지금의 상황을 진작에 간파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또,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고 작년 중순쯤 예상했던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따라서, 저는 사실 제 시장예측을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측'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의 상황이 어떤 변곡점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때는 저 역시 시장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오만한 발상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제 생각이 주식투자의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나 실패하는 투자만 반복해온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자, 그럼 이쯤에서 지난 25년간의 미국 시장 상황을 되돌아보겠습니다. 올해 5월 13일까지의 추이로, 검은색 선의 주가는 로그 축에, 다른 색 선들의 금리는 지수 축에 그렸습니다.

(Fed Funds: Fed Funds Rate / 3M CP: 90 Day AA Financial Commercial Paper Interest Rate / 10Y TN: 10 Year Treasure Note Yield)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시장의 화두였던 것 같은데, 그런일이 정말로 있었나 싶습니다.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시장의 화두였던 이유는 그래프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알겠지만, 붉은 선의 단기금리가 푸른선의 장기금리를 추월한 이후 우리에게는 IMF사태로 알려진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2000년대 초의 IT버블붕괴, 2008년 경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이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은 2020년 초의 코로나발 급락장까지 정확히 예언했습니다.

 

 그런데, 그래프에서 푸른선의 장기금리가 붉은선의 단기금리를 다시 크게 앞지른 이후로는 주식시장이 좋았다는 면에서, 최근의 장단기 금리차 확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주가는 '매수의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그러기에는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있지 않은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래의 지난 90년간의 추이에서는 최근의 주가 상승이 그렇게 과도해 보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는 아래의 국내 시장 추이를 봐도 비슷해 보입니다.

 

 금리와 주가의 추이만으로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어쩐지 좀 많이 부족해 보이므로, 사람들이 빚을 내서 주식을 산 총액인 국내의 '신용융자잔고'와 미국의 'Margin Debt'를 보겠습니다.

 

 최근 몇 년간 빚으로 주식을 산 사람들이 많기는 한 것 같은데,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그렇게까지 과도해 보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주가가 짧은 조정을 끝내고 곧 반등한다면 다시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조정이 길어진다면 이 들 지표들도 당분간 더 하락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본 지표들만을 바탕으로 앞으로 1년 이후의 시장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따라서, 최근 시장의 화두인 환율과 산업용 원자재의 대표주자인 구리 가격의 추이를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농산물 가격은 이런 경기예측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올해 작황이 나빠서 그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 내년에는 많은 농부들이 그 농산물을 재배하므로 가격이 다시 폭락하기 때문입니다.

 

 '치솟던 구리 가격이 진정세에 접어들었으니,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도 이쯤에서 멈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주가가 상승하려면 2004년 경과 같이 구리 가격은 짧은 조정을 끝내고 다시 상승해야 합니다.

 

 이쯤이면 모든 것들이 구리 가격의 향방과 중국의 봉쇄정책 성공여부에 달린것 처럼 보입니다. 중국의 방역이 성공한다면 구리가격은 다시 오를것 같고, 실패한다면 떨어질 것 처럼 보여서입니다. 구리가격이 떨어진다면 미국연준의 긴축도 완화되어 성장주의 주가가 오를것이고, 구리가격이 오른다면 지금처럼 가치주의 주가가 훨씬 좋을것입니다. 혹은, 2008년 처럼 금리와 주가가 먼저 급락하고, 구리가격이 그 뒤를 따를수도 있습니다.

 

 뭔가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명쾌한 예측을 기대했던 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저 역시 구리가격의 향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재주는 없습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확실히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 모든 것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일시적인 일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선진사회가 겪었던 팬데믹 상황이 지금 중국에 닥쳤다는 것 뿐이라는 말입니다. 당국의 봉쇄정책이 효과가 없는 것이 명백해진다면, 체제전복이라는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기에, 중국도 결국 과학적이고 경제를 봉쇄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방법을 찾게 될 것입니다. 혹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이 바이러스의 특성상 1~2년쯤 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역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앞에서 저는  시장 예측을 토대로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누군가  목에 칼을 들이대고 '지금부터 1년 후의 시장 전망을 당장 말하지 않거나,  예측이 틀린다면 너는 죽는다'라고 한다면,  대답은 '주가가 올라있을 것이다'일 것입니다. 이유는 위에 있는 S&P 500 지수의 지난 90년간 추이를 봤을 때,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보다 오르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입니다. 그러니까, 뭔가  방향으로 굳이 베팅을 해야 한다면, 오르는 쪽이 확률상 유리하다는 말입니다.

 

 '그래도, 어떻게? 요즘같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미국 성장주 주가는 올 들어 반토막난 종목들이 허다한 이때에, 목숨을  대답을 그렇게 단순하게 결정하냐?'라고 생각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우려로 시장이 조정을 받는 것은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항상 있어왔던 일입니다. 그리고, 워런 버핏은  와중에 주식을 사서 모으고 있습니다.

 

 워런 버핏이 얘기했듯이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는 일은 가능하지가 않으므로 의미도 없는 일입니다. 다만, 내가 10년 후에 반드시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해서 고른 기업의 주가가 일시적인 경기의 영향으로 과도하게 떨어진다면, 더 사서 모은 후 곧 있을 큰 폭의 반등장을 기다리면 됩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1년 이내의 경기를 예측해 주가를 쫓다 보면, 주가의 뒷 꽁무니만 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2022년 5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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