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목은 프랑스 파리에 상장된 'LVMH'의 미국 예탁증서로, 이 예탁증서 5주는 파리에 상장된 진짜 주식 1주에 해당됩니다. 제가 진짜 주식을 놔두고 굳이 미국 예탁증서를 사려고 하는 이유는 외화자산을 미국 달러 한 가지 통화로 관리하고 싶어서입니다.
간혹, 제가 '나는 내가 고르는 기업의 10년 정도 미래를 보고 장기투자를 한다'라고 하면, '10년 후의 미래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를 너는 아느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절대다수의 개미들이 며칠에서 몇 달, 혹은, 길어야 2~3년 이내 짧은 기간의 주가 등락을 맞히려다가 돈을 잃고 사라지는데,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며, 반론을 펼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냥 속으로 '저 사람은 주식으로 돈을 벌긴 글렀군' 하고 맙니다.
말싸움에서 별로 이겨본 적이 없기도 하고, 내가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자신의 깨달음이 없다면, 다 큰 성인의 생각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또, 그 사람에게 장기투자나 가치투자를 설파해서 나에게 돌아오는 이득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굳이 누군가에게 반론을 펼쳐야 한다면, 이 종목이 반론을 펼치는데 가장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회사는 75개의 명품 브랜드를 가진 회사로, 그중 'Moet Chandon'은 1743년에, 'Hennessy'는 1765년, 'Louis Vuitton'은 1854년에 설립된 등, 31개의 브랜드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역사가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100년 이상 꾸준히 잘 팔리고 있는 브랜드들이 수두룩한데, 갑자기 10년쯤 후에는 이런 명품들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할 이유가 없습니다. 10년 이내에 인간의 허영심이나 사치심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한편, 어떤 물건이 품질과 디자인만 좋다고 명품의 반열에 오르지는 않습니다. 명품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얻는 데는 최소한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갑자기 10년 이내에 수많은 신생 명품 브랜드들이 생겨나서 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또, 경기가 어렵다고 부자들이 소비를 줄이지는 않으니, 이 회사 이익의 안정성은 독보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독보적인 이익의 안정성은 아래에 보이는 실적과 이익률의 장기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0년, 그러니까, 코로나 창궐로 매장 폐쇄가 일상이었던 해를 제외하면, 흠잡을 곳이 없어 보입니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에도 매출 하락은 미미했으니, 부자들이 경기가 안 좋다고 소비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제 생각은 이미 입증된 듯합니다.
또, 중국이나 인도, 동남아 등지에서 갈수록 늘어나는 부자들의 수를 생각하면, 이 주식은 성장성까지 갖춘, 장기투자의 대상으로 완전무결한 종목처럼 보입니다.
그러면, 지금 당장 이 주식을 사야 할까요?
저는 장기투자의 신봉자이지만, 동시에 가치투자의 신봉자이기도 합니다. 이왕이면 싸게 주식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만약 어떤 주식을 1만 원일 때 샀는데, 5년 쯤후 2만 원에 주가가 형성된다면 나는 2배의 수익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같은 주식을 5천원에 살수있었다면, 똑같이 5년쯤 후 주가가 2만원이 되었을때, 나는 4배의 수익을 얻게됩니다.
제가 주가가 싼 지 비싼지를 판별하기 위해 보는 지표들이 아래에 보이는 BPS(주당순자산)와 ROE(순자산 이익률)입니다.
기업이 가진 전체 자산에서 빌린 돈을 뺀 것이 순자산(자본)이고, 순이익을 순자산으로 나눈 비율이 ROE입니다.
한편, 내가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 기업의 전체 자산이 아닌, 순자산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기업이 빌린 돈은 그 돈을 빌려준 자(채권자)가 권리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ROE는 내가 산 주식이 그해에 어느 정도의 순이익을 벌었는지를 말해주는 지표가 됩니다.
그런데, 순이익은 매출총이익이나 영업이익과는 달리 변동이 큰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고 봐도, 위의 그림에서 2011~2013년의 3년이나 이례적으로 낮았던 ROE는 뭔가 이상해 보입니다. 코로나 창궐이 있었던 2020년과 비슷한 수치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이런 과거의 저조했던 실적의 원인을 알아보는 이유는 거기에 미래에도 반복될 요소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기 위함입니다. 만약, 그것이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이 아니었다면 최근의 호실적은 일시적으로 좋아진 산업환경의 결과이기에, 산업환경이 다시 이전으로 되돌아가면 그 종목의 실적과 주가는 침체의 길로 접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의 오른편 그림을 보면, 2011~2013년에는 BPS 역시 이례적으로 높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ROE는 순이익을 순자산으로 나누어 구하므로, EPS(주당순이익)를 BPS(주당순자산)로 나누어도 같은 값이 나오게 됩니다. 아래와 같이 말입니다.
. ROE(순자산이익률) = 순이익/순자산 = EPS/BPS
그러니까, 이 종목의 2011~2013년 낮았던 ROE의 원인은 이익을 적게 벌어서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늘어난 순자산이 원인이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당시 순자산이 급증했던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불가리'를 인수하면서 신주발행을 위한 '자산 재평가'를 시행
※ 과거의 장부가치가 아닌 현재의 가치로 자산을 재평가할 경우 대개 자본은 증가
2. 인수를 목적으로 20% 넘게 확보했던 '에르메스' 주가의 급등
※ '에르메스' 지분은 2014년 경 처분
그러니까, '에르메스' 지분은 이미 처분했고, 작년에 '티파니'를 인수할 때는 '불가리'보다 훨씬 큰 금액이었음에도 전액을 현금으로 인수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위의 요인들은 모두 과거에 일시적으로만 영향을 미친 요소들이었음이 명백해졌습니다.
그러면, 이제 결정의 마지막 단계인, 제가 생각하는 이 주식의 내재가치와 현재 주가를 비교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내재가치의 계산 (2) (tistory.com 참조)
1. 'LVMH'의 내재가치 (유로 기준)
1) BPS=93.51 / 5년 평균 ROE=18.95%
2) BPS를 ROE로 10년간 할증: 93.51*(1.1895^10)=530.28
3) 할인율 7.58%(미국 10년물국채금리 + BBB등급 회사채 금리)로 10년간 할인: 530.28/(1.0758^10)=255.38
2. 'LVMUY'의 가치로 환산
1) LVMH 1주 = LVMUY 5주: 255.38/5=51.08
2) 1유로=1.074달러: 51.08*1.074=54.86
3) 이를 현재 주가와 비교: 122.46/54.86=2.23
이런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주식들의 주가가 대개 제가 생각하는 내재가치의 1~3배 사이에 형성됨을 감안하면, 지금의 주가는 욕심을 낼만한 가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완전무결한 주식을 사는데, 굳이 내개가치를 따져야 하나?'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요 근래 미국 성장주들에 벌어진 일과 같이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는 곳이 주식시장입니다.
2022년 5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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