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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개미가 돈을 잃는 이유 (2)

※ 이 글을 읽기 전에 개미가 돈을 잃는 이유 (tistory.com)를 먼저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오늘 신문기사에서 올해 1월에 개미들이 많이 산 종목들의 최근까지 성과를 정리한 흥미로운 내용을 보았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미국주식보다 국내 주식의 성과가 좋았던 점이 눈에 띕니다. 대략 3개월간 3.4%의 평균 수익률이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일지 모르겠지만, 1년 동안 계속해서 비슷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 연 수익률로는 대략 14.3%(1.034^4=1.1431)에 이르는, 꽤 근사한 수익률을 달성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매 분기마다 남들이 많이 사는 종목 10 종목 정도를 따라 사기만 해도 근사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미들이 많이 산 미국주식 10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보면 명확해집니다.

 

 신문기사의 내용은 올해 들어 동학 개미의 성과가 서학 개미보다 좋았다는 논지였지만, 제 눈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 짧은 기간의 성과가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고르는 방식이 차이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어떤 식으로 주식을 고르던 주가만 많이 오르면 되지, 주식을 고르는 방식이 뭐가 중요하다는 말인가?'라고 생각할 분들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주식을 고르는 방식이 짧은 기간의 성과보다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표에 나오는 개미들이 많이 산 미국 주식 10 종목과 국내 주식 10 종목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재작년에서 작년 사이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점입니다. 이는 미국 주식들 중 가장 많이 산 'ProShares UltraPro QQQ'와 국내 주식들 중 두 번 때로 많이 산 '카카오'의 최근 5년간 주가 추이를 보면 명확해집니다.

 

 이렇게, 최근에 주가가 많이 올랐던 종목을 당분간 계속 더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매수하는 것을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추세추종 전략'이라고 합니다. 이런 경향이 개미들이 많이 산 미국 종목과 국내 종목 모두에서 보이는 점으로 미루어, 이 추세추종 전략이 의도했던 아니었던 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개미들 절대다수가 택하고 있는 전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국내 종목인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에 주가가 지지부진했으므로 예외인 것처럼 보이지만, 재작년의 주가가 좋았고, 작년 12월에는 짧은 조정을 끝내고 주가가 다시 상승추세로 접어든 것처럼 보였으므로, 여기서 예외는 없습니다.

 

 ETF가 아닌 개별종목들의 경우, 모두가 아는 익숙한 종목들이고, 최근 몇 년간 언론들이 잘 나간다고 떠들어댄 점도 개미들이 이 추세추종 전략에 대한 확신을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된듯합니다.

 

 그런데, 주식투자가 그렇게 쉬운 것이라면, 그러니까, 단순히 남들이 많이 사는 종목을 따라 사기만 해도 근사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왜, 그토록 망했다는 개미들이 많은 것일까요? 개미들이 많이 샀다는 미국 주식들의 평균 수익률만 봐도 추세추종 전략은 효과가 없는 것이 입증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이들 효과가 없는것이 이미 입증된 추세추종 전략을 선택하는 것일까요?

 

 바로, 별다른 분석이나 고민을 필요로 하지 않는 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많이 보거나 들은 친숙한 회사이고, 언론에서 잘 나간다고 떠들어대고 있는 와중에 그 종목의 최근 몇 년간 주가 차트도 우상향하고 있다면, 그 주식을 사지 않으면 큰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주식시장의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주가는 그 기업의 가까운 미래를 과장해 반영한다'는 사실입니다. 하여,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후에는 '주가의 조정'이라는 수년간의 긴 침체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그 주식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수렴하는 과정입니다.

 

 아마도, 언론이나 남들이 떠들어대는 종목이 훌륭한 장기투자의 대상이라고 생각해서 그 종목을 샀던, 대부분의 개미들은 수년간 주가의 조정이 이어지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실을 보고 그 주식을 매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이들에게는 두 가지의 선택이 남게 됩니다.

 

 주식투자를 그만둘지, 아니면 계속할지 말입니다.

 

 아마 많은 개미들은 주식투자를 그만두게 되겠지만, 일부는 자신의 추세추종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어 시장에 머무르고자 할 것입니다. 이들 중 대부분이 택하는 방식은 아마도 '차트분석'이 될 것입니다.

 

 차트분석은 '이동평균선'이라는 추세선이나 주가의 추세에서 발생하는 특정한 신호를 이용하여, 그 주식을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자'는 전략인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이미 입증된 추세추종 전략의 한 분파일 뿐입니다.

 

 돈을 쫓다 보면 멀어지듯이, 주식도 시세차익을 쫓다보면 멀어져 버립니다. 반면, 우리의 인생과 비슷하게, 그 본업에 뛰어난 회사의 주가는 결국 그 회사의 실력을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주가의 조정이라는 긴 침체나 하락을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2년 5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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