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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10년을 지켜볼 주식 - Nike Inc (NYSE: NKE)

 유행에 민감한 패션업계에서 수십 년간 브랜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들은 몇몇 명품업체들을 제외하면 아마도 나이키와 아디다스 정도일 것 같습니다.

 

 수백년에 걸쳐 바뀌어온 인류의 복식사를 살펴보면 유행이나 신소재의 등장에 따른 변화가 많았지만, 한 가지 일관된 흐름을 읽을 수 있는데, 불편해 보이는 옷에서 편한 옷으로 진화해온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츄리닝보다 편한 옷은 생각하기 힘들므로 스포츠웨어 회사들의 미래는 밝아 보입니다.

 

 그런데, 스포츠웨어에도 유행이 있어서 그때 그때의 유행에 따라 신생 브랜드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요즘 리복이나 아식스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 몇 년 전까지 거의 모두들 입고 다니던 노스페이스도 요즘은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에 비하면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수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위상에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들이 수십 년간 이 분야에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래의 주요 스포츠 브랜드 매출액을 비교한 표를 보면 명확해집니다.

 

 푸마나 언더아머와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동사는 선두로서의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의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유행에 따라 신규 진입자나 반짝 히트를 하는 브랜드는 그간 무수히 많았지만, 그 유행이 바뀌면 적절한 신제품 출시와 광고, 빠른 신제품의 매장 전개에서 동사나 아디다스 대비 자본적 열위에 있기에 수십 년간 두 회사를 뛰어넘는 브랜드가 나올 수 없었던 것입니다. 또, 대게 이런 브랜드 의류 회사들은 외주생산을 하는데, 그에서도 규모의 경제의 위력으로 동사는 경쟁사들 대비 압도적인 원가 우위를 확보하게 됩니다.

 

 이 주식을 오래 보유하기 좋은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개도국의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어서입니다. 어릴 때 월드컵 운동화만 신고 다녔던 저로서는 나이키를 신는 아이들이 부러웠었는데, 지금 중국에는 이런 아이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 그 아이들은 평생 동안 많은 나이키를 사게 될 것 같습니다.

 중국의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큰 걱정이 없습니다. 인도나 나이지리아에도 이런 아이들이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 유망한 기업의 과거 15년 정도의 주가와 실적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확실히 리먼사태의 영향이 있었던 2009년은 이 우량주식의 좋은 매수 기회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동사의 회계년이 6월 초에서 다음 해 5월 말까지인 덕분에 이번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영업이익 하락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역대급 돈 풀기의 영향도 있겠지만 (돈이 흔해져 가치가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주식, 부동산, 원자재의 가치는 오르게 됩니다), 아마도 시장에서 제가 말한 이 주식의 장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괜찮습니다. 10년 이상을 지켜보다 보면 이 좋은 주식을 매력적인 가격에 사게 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의 심리나 기억력은 그리 믿을만하지 못해서, 언젠가 이 기업에 안 좋은 소식이 들리면 사람들은 이 주식의 장점을 잊어버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젊고 활기 넘치는 포수들은 호랑이를 잡기 위해 뒤쫓다가 어느 순간 뒤에서 덮치는 호랑이에게 당하고 말지만, 노련한 명포수는 호랑이를 뒤쫓지 않습니다. 대신, 몇 날 며칠이고 호랑이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 숨어있다가 한 발에 호랑이를 잡습니다.

 

2020년 9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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