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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내재가치의 계산

 제 주변에서 주식을 살 때 내재가치를 계산해 본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내재가치의 계산은 극소수의 가치투자자들만 하는 듯합니다.

 

  그러면 내재가치의 계산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은 2013년 2월 에서 2016년 3월까지의, 대략 3년간의, 삼성전자 월간 주가 차트입니다.

 

 해당 3년간 주가가 오를만하면 떨어지고, 다시 오를만하면 또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해당 3년간 주식을 인내하며 보유했을 사람들이 몇이나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은 '아이투자'에서 찾은 삼성전자의 주가와 주당순자산의 장기 추이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가가 주당순자산에 근접한 (즉, PBR이 1에 근접한) 시점이 좋은 매수 기회가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위에서 말한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기간의 출발점이었던 2013년 2월경은 주당순자산에 비교해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 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그 기간의 끝자락이었던 2016년 3월경에는 주가가 주당순자산에 근접한 상당히 싼 시기였습니다.

 

 이제 주식의 내재가치 계산이 왜 필요한지 이해가 되시는지요? 위의 예로도 내재가치 계산의 필요성을 못 느끼신다면, 안타깝지만 저로서는 더 이상 가치투자를 설파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 글을 더 이상 읽으실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주식의 내재가치 계산에는 PBR을 이용하는 방법 외에도 PER이나 현금흐름을 이용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혹은 피터 린치처럼 PER에 PBR을 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각각의 방법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가령 PBR을 이용하는 방법은 삼성전자처럼 유형자산이 많은 기업에는 효과적이나 네이버같이 대규모의 생산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 기업들에는 적용하기가 힘듭니다. 중요한 점은 요동치는 주가와 비교해서 크게 변하지 않는 그 기업의 가치를 대략적으로나마 가늠해볼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줄 지표를 찾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주당순자산(BPS)에 자기 자본 이익률(ROE)을 곱하는 다소 복잡한 방법을 이용합니다.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BPS에 5년이나 10년의 평균 ROE를 10년간 할증한 후, 목표수익률인 15%를 10년간 다시 할인하는 방법입니다. 서 준식 선생님이 쓴 '왜 채권 쟁이들이 주식으로 돈을 잘 벌까?'에서 얘기했듯이, 저는 BPS를 채권의 원금으로, ROE를 이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BPS에 5년이나 10년의 평균 EPS를 곱해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주가에 이렇게 해서 나온 값을 나누어 나온 값이 경기변동주의 경우 1~1.5 이하,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기업은 2 이하 이면 대게 매수대상이 되지만 기업마다 과거의 비율을 고려해서 조금씩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장 높은 배율을 적용한 기업은 3.5를 적용한 에르메스인데, 비싼 가방만큼이나 주가도 비싸서, 3.5를 적용해도 너무 비싸서 못 사고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언젠가는 매수의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인생에 한번 정도가 되겠지만 말입니다. 워런 버핏이 얘기했듯 인생에 20번의 투자기회만 있다면, 엄청나게 투자에 신중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엄청나게 좋은 성과를 올릴 것이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내재가치에 대한 고려 없이 성장주를 샀을 때 겪게 될 수 있는 고통을 다음의 예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2000년 4월경의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무려 17년이 걸렸습니다.

 

2020년 6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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