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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10년을 보유할 주식 - 휴온스 (2)

 동사의 작년 실적을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1.4%, 영업이익은 11.8% 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병원들의 내방객이 줄어서 전반적으로 약 처방이 줄었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대단히 만족스러운 숫자입니다.

 

 처음 이 주식을 샀던 작년 12월에 이 주식은 제가 주식을 고를때 고려하는 세 가지 요건인 이익의 안정성과 사업의 성장성, 주가의 저평가를 모두 충족하는 주식이라는 생각이었는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당시보다 낮아진 주가를 생각하면, 이 주식을 좀 더 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6개월에 한 번씩 주식 포트폴리오 내의 각 종목들의 비중이 비슷해지도록 재조정을 해주고 있어서 오른 주식을 팔아 이 주식을 더 사게 될 것입니다.)

 

 제가 '10년을 보유할 주식 - 휴온스'에서 썼던 동사의 안정성과 성장성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고, 작년의 실적도 만족스러우므로, 이 번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주가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 중에는 늘어난 매출과 이익에도 지지부진한 최근의 주가가 답답한 분들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작년에 몇몇 제약주들이 코로나 치료제 테마에 얽혀 주가가 폭등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다음은 그랬던 몇몇 주식들의 2019년 대비 작년의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 그리고 주가 상승률입니다.

 

 - 신풍제약: 매출 +4.3% / 영업이익 +39.3% / 주가 +1,613%

 - 유나이티드제약: 매출 -2.4% / 영업이익 +16.2% / 주가 +262%

 - 부광약품: 매출 +0.9% / 영업이익 -57.9% / 주가 +114.3%

 

 신풍제약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비교적 컸던 것은 직전년의 영업이익이 적었기 때문으로, 실제로 작년 영업이익은 2018년의 액수와 같습니다. 그리고, 2020년의 영업이익 액수는 동사가 541억이었던데 반해 신풍제약은 78억, 유나이티드제약 401억, 부광약품은 40억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하면 '동사와 비교하면 하잘것없어 보이는 주식들은 작년에 주가가 폭등했는데, 우량주인 이 주식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것을 보면 주가는 실적이나 기업의 내재가치와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군'이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실적이나 내재가치와 상관없이 폭등 후 폭락하거나 지지부진한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실적과 내재가치에 주가는 수렴하게 되는데, 저평가의 기간이 길수록 주가 상승은 폭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러면, 이 주식의 주가는 도대체 언제 오르게 될까요? 대표적인 국내 전통제약사 중 하나인 유한양행의 '다음'에서 찾은 월간 주가 추이를 통해 답을 구해보겠습니다.

 2008년 3월 말 26,084원에서 올해 3월말 63,000원 까지 13년간, 그러니까 156개월 간 주가는 142% 정도 올랐습니다. 또, 붉은색의 점선으로 표시된 매우 짧은 기간들 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음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짧은 폭등 기간들의 주가 상승폭이 어느 정도였는지 보겠습니다.

 

 - 2012년 4월 말 ~ 2012년 10월 말: +77.8%

 - 2015년 2월 말 ~ 2015년 6월 말: +59.7%

 - 2018년 10월 말 ~ 2019년 2월 말: +62.5%

 - 2020년 2월말 ~ 2020년 8월 말: +56.5%

 

 해당 기간들의 상승률을 모두 더하면 256.5%가 되므로, 전체 기간인 156개월 중 13% 정도에 해당하는 20개월 동안 전체 기간보다 훨씬 높은 주가 상승이 나타났다는 말이 됩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156개월 중 20개월을 놓칠 경우 수익은 심각한 마이너스가 된다는 말입니다.

 

 이는 일간 주가 추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주가가 56.5% 올랐던 2020년 2월 말에서 8월 말까지의 일간 주가 추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역시 전체 기간 6개월 중 매우 짧은 며칠 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음을 알 수 있는데, 붉은색으로 표시한 기간들의 주가 상승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 3월 23일 ~ 3월 31일: +17.4%

 - 5월 7일 ~ 5월 11일: +11.1%

 - 7월 20일 ~8월 5일: +32.7%

 

 즉, 전체 기간인 6개월, 그러니까 180일 중 붉은색으로 표시된 급등일 28일간의 상승률이 61.2%가 되므로, 전체 기간의 15% 정도에 해당하는 이 급등일들을 놓칠 경우 역시 6개월간의 투자에서 돈을 잃게 됩니다.

 

 주식시장의 역사가 길고, 데이터가 잘 보존되어있는 미국 시장을 연구한 학자들에 의하면 주식에 투자해 얻는 수익의 80%는 2~5%라는 매우 짧은 기간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유한양행의 예에서도 월간차트의 전체 개월 수 중 주가 급등월 비중인 13%에 일간차트의 급등일 비중 15%를 곱하면 13년의 전체 기간 중 2%라는 매우 짧은 기간이 나오니, 미국 학자들의 연구가 틀리지는 않는 듯합니다. 

 

 그래도 믿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예를 하나 더 들겠습니다.

 삼성전자의 로그 축으로 나타낸 월간 주가 추이입니다. 2006년 5월 말에서 2021년 3월 말까지, 15년이 조금 안 되는 178개월간의 주가 상승률은 565% 였던데 반해 붉은색으로 표시한 급등월 40개월간의 주가 상승률은 364% 였습니다. 유한양행보다는 나았지만 급등월들을 놓쳤을 경우 총수익의 절반 이상은 날아가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투자를 한다면서 위의 예들에서 표시된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를 맞히려고 노력하다가 돈을 잃거나 고점에 물려 비 자발적으로 장기투자자의 길로 들어섭니다. 

 

 반면, 소수의 영민하거나 노련한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는 시기를 맞히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고 자발적으로 장기투자를 합니다. 여러분이 알만한 그런 투자자들 중에는 워런 버핏이 있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저 역시 휴온스의 주가가 언제쯤 오를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주식을 아주 오래 가지고 있을 작정입니다.

 

2021년 4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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