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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10년을 보유할 주식 - 이엔에프테크놀로지 (2)

 제가 종목을 분석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다음과 같은 네 종류의 재무지표 추이를 그려보는 일입니다.

G/M: 매출총이익률, O/M: 영업이익률
BPS: 주당순자산 / FCPS: 주당자유현금흐름

 위의 그래프들은 동사의 재무지표 추이로, 2013~2014년 경의 이익률 하락의 원인은 일시적인 것이었음을 이미 이 주식에 대한 제 이전 글에서 밝혔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15년 정도의 추이에서 특별히 우려할만한 지표는 보이지 않지만, 어째 주당자유현금흐름이 증가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프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은 로그 값의 축으로 된 그래프여서 마이너스 값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인데, 그만큼 마이너스가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자유현금흐름, 그러니까 영업현금흐름에서 기업이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액을 뺀, 한마디로 장사를 해서 순수하게 남기는 돈은 매우 중요한 재무지표입니다. 아무리 매출액이 많아도 지속적으로 대규모의 투자를 하지 않으면 현재의 점유율을 유지할 수 없다면, 주주들에게 돌아갈 돈은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기업이 해당 시장에서 독과점적인 점유율을 얻기 위해 마이너스 자유현금흐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대규모의 투자를 매년 해왔는데, 시장의 흐름이 바뀌어,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수요가 옮아간다면 그 기업에 남는 것은 그동안의 막대한 투자로 쌓은 순자산뿐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쯤 되면 그 순자산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주주가 들인 돈, 그러니까 주식을 살 때의 시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 되어버립니다.

 

 시장에서 종종 PBR(순자산 대비 주가)가 1배에 못미치는 주식들을 보게 되는데, 싸다고 덥석 살 것이 아니라 사양산업이나 한계기업이 아닐지를 철저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이 아닌 미래에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을지를 따져 보아야하는데, 투자는 미래에 대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자유현금흐름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니, 동사의 자유현금흐름이 왜 실적이나 이익률에 비해 시원하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동사의 현금흐름표에서 찾은 영업현금흐름과 투자현금흐름, 재무현금흐름의 15년간의 추이입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의 10년간 투자현금흐름이 3.9배 증가했던데 반해, 영업현금흐름은 5.5배 증가했습니다. 즉, 동사가 미래의 한계기업이 아니라면, 앞으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 남길 돈이 장기적으로 투자를 위해 쓸 돈 보다 많을것 이라는 얘기입니다. 재무현금흐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투자액이 부족할 때는 돈을 빌리거나 해서 플러스가 되고,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많을 때는 빚을 갚거나 배당,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돌려줌으로써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입니다.

 

 2020년에 투자액이 급증한 것은 동사가 현재 미국 텍사스에 공장을 짓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미래의 영업현금흐름을 높여줄 요인이므로, 동사의 향후 자유현금흐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듯합니다.

 

 오늘 뉴스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웨이퍼를 손에 들어 보이며 '이것이 인프라다'라고 하는 장면을 보았는데, 100% 동감입니다.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5G의 확산, 사물인터넷, 스마트 팩토리/홈/그리드, 가상현실, 양자컴퓨팅 등, 이런 것들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점점 더 많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 많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소재와 공정 용액이 필요할 텐데, 이런 소재를 만드는 회사는 많지도 않고 진입장벽도 상당히 높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3~4년쯤 전에 이 주식을 사놓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1년 4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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