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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10년을 보유할 주식 - Accenture plc (NYSE: ACN)

 해외주식을 분석해야 하는 이유는 탁월한 주식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10년 이상을 가지고 있기 좋은 탁월한 주식을 국내 시장에서만 찾기에는 시장이 너무 좁고, 종목의 수도 충분치 않습니다.

 

 탁월한 주식은 수백개의 종목을 추려도 수십 개 이상은 발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 마저도 찾아낸 탁월한 주식 (피셔의 주식)을 안전해 보이는 매력적인 가격 (그레이엄의 가격)에 사려면 수십 개가 아닌,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작해야 2~3개 정도의 종목이 됩니다. 이는 분산투자에 충분치 않은 수로, 최소한 5 종목 이상에는 투자해야 안심하고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유망해 보이는 해외주식을 분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한가지, 해외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위기시에 그 해외주식(선진국의 주식이어야 합니다)의 주가는 하락하겠지만, 환율의 급등이 이를 상쇄해주기 때문입니다. 중국이나 인도, 남미 같은 신흥국 기업의 주식은 이런 면에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주식을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는데, 굳이 사업보고서도 읽을 수 없는 기업의 주식을 살 필요가 있을까요?

 

 액센츄어는 IT컨설팅이라는 국내투자자에게는 좀 많이 생소한 사업을 하는 기업입니다. IT컨설팅은 전통적인 경영컨설팅이 하는 신사업의 발굴과 운영모델의 수립, 인수/합병, 인사/조직관리, 기술, 기업의 지속가능성, 고객 서비스의 향상, 공급망/유통망 관리 등의 자문에 IT기술을 접목하여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개념입니다.

 

 뭔가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린다면, 미국통신사 버라이즌의 콜센터 업무에 AI를 접목시켜 업무의 70%를 자동화한 예를 생각하면 쉬울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곧 디지털 전환 임을 생각해보면 이 기업의 미래가 엄청나게 밝아 보입니다. 또, 동사는 1950년대 최초의 상업적 컴퓨터 도입을 GE에 컨설팅했고, 국내 은행권이 초기 전산화 도입 시에 동사와 협력했던 점과, 동사가 IT컨설팅 분야의 1위 기업임을 생각하면 더욱 이 기업을 반드시 분석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은 동사의 주가와 실적의 장기 추이입니다.

 

 더 이상 분석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주가와 실적의 추이가 좋습니다. 리먼사태가 있었던 2009년을 제외하면, 흠을 잡을 곳이 없어 보입니다. '그동안의 시장환경이 좋아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보아도, 미래에도 AI, 머신러닝, 가상현실, 블록체인, 양자컴퓨팅 등의 IT기술이 끊임없이 산업에 도입될 것을 생각하면 동사의 성장을 의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면, 피셔의 주식인 것은 확실한데, '그레이엄의 가격일까?'가 유일한 의문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동사의 ROE는 아래와 같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ROE는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대비 순이익의 비율로, 주식투자자에게 어느 정도의 수익을 안겨줄 것인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주식을 매수한 후 장기간 20%를 넘으면 그 주주에게 때돈을 안겨주게 되는데, 동사의 경우 30%가 넘습니다. 그런데, 2008년의 이례적인 수치는 제외하고 보아도 2013년 이후 ROE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꺼림직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오른쪽에 보이는 동사의 이익률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ROE=순이익/순자산'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분자인 이익이 줄지 않았다면, 분모인 순자산이 증가한 것입니다. 여기서 초등학교 때 배운 산수 이상의 지식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래는 동사의 순자산, 순이익, 주식보상액, 주주환원액의 장기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여기서 주식보상은 직원에게 보너스를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자사의 주식을 줘서 충성스러운 머슴을 만드는 방법으로, 이 회사와 같이 보통주를 추가로 발행하여 직원들에게 주는 경우는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요인입니다.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면, 대게는 기존 주주의 주당순자산은 줄게 되어서 (이를 희석이라고 합니다) 기존 주주에게 불리해지지만, 동사의 경우는 매년 추가로 발행되는 주식 이상을 꾸준히 매입해서 전체 주식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다시 위의 그래프에서 2013년 이후 완만해진 주주환원의 기울기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즉, 동사는 꾸준히 증가한 순이익과 주식보상액에 비례하여 주주환원액을 증가시키는 대신 투자와 인수를 통해 순자산을 증가시켰는데, 이는 동사의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투자의 증가는 미래의 이익을 늘려줄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이익이 증가하게 되면 ROE 역시 증가하게 됩니다. 또, 지속적인 대규모의 유형자산 투자가 필요하지 않은 컨설팅회사의 특성상 조만간 순자산의 증가율은 감소하게 될 것인데, 이 역시 ROE를 증가시킬 요인입니다.

 

 이 모든 점들과 글로벌 100대 기업 중 95개 사가 디지털 전환에 동사와 협력하고 있고, 앞으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을 생각하면, 이 주식은 지금 제가 생각하는 가치의 범위보다 훨씬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020년 8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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