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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10년을 보유할 주식 - 로스 스토어스 (Nasdaq: ROST)

 소매업은 관광업과 함께 이번 코로나 사태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은 산업 중 하나입니다. 지금 당장은 가지고 있는 돈과 정부의 노력으로 근근이 버티고들 있지만, 1년 정도 후에는 이들 업종에 있는 회사들의 파산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들 업종은 지금 투자를 피해야 할 산업일까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합친 말이라고 합니다. 구조조정이 임박한 이들 산업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사라져 간 경쟁자의 남겨진 파이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로스 스토어스는 미국에서 가장 큰 의류할인점 체인을 운영하는 회사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의류를 백화점이나 전문점 대비 20~60% 싸게 파는 염가 전략이 이 기업의 핵심역량입니다.

 

 매장안이 어떻게 생겼을지가 궁금해집니다.

 

 패션피플이라면 찾지 않을 법한, 우리 동네 이마트 2층처럼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베이직 아이템 위주로 브랜드 의류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구매하여 팔기에 반값에 가까운 할인가를 제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반값 정도에 판다'.. 확실히 그럴듯한 전략으로 보이니, 그게 잘 통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온라인 쇼핑의 부상으로 백화점이나 전문점같은 오프라인 의류점의 실적이 둔화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에도 동사는 성장을 멈추지않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앞으로 더 온라인쇼핑의 비중이 늘어나더라도 지속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일 것 같습니다.

 

 다음의 기사에 실린 사진이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창궐로 어느 지역의 매장이 임시 폐쇄된 후, 5월 말경 재개장했는데, 한 번에 69명의 손님만 받고 있어서 사람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있다는 기사입니다. 

 온라인으로 사면될 것을, 왜 이 시국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까지 서가며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온라인으로 옷을 사본 분이라면,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혹은 사진에서는 그럴듯해 보였는데 막상 입어보니 병신처럼 보여서, 입지 않고 처박아둔 옷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의류는 살에 직접 닿기에 만져보지 않으면 재질의 감촉을 느낄 수가 없고, 입어보지 않으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지를 확인하기가 힘듭니다. 최소한 몸에 데어 보기라도 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는 온라인 쇼핑몰은 좀 싼듯해 보이지만, 완전히 동일한 제품을 동사의 매장에서 보다 싸게 사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입점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업자들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아서 그만큼 싸게 팔 수는 있지만, 동사의 규모의 경제를 압도할 정도는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기민한 투자자라면 '가만, 한 번에 69명의 손님밖에 받지 못하면 영업실적이 하락하지 않을까?'와 같은 생각이 떠올라야 합니다.

 

 맞습니다. 코로나가 잡히지 않아서 다시 69명의 손님조차 받을 수 없다면, 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살아남을 수 있어야 남들이 남긴 파이를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는 재무상태표를 좀 심각하게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다행히 가지고 있는 현금이 1년 내에 갚아야 할 돈보다 많아서 안심이 됩니다. 장기부채가 급증한 점이 눈에 띄는데, 주로 4~5% 이자의 회사채를 발행해서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이는 이 회사가 평소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해 왔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또, 장기부채의 규모가 현금보유액과 비슷한 수준이고, 30%가 넘는 ROE를 생각하면, 이자나 원금상환의 부담도 커 보이지 않으므로 동사의 생존은 물론, 생존 후의 이익 회복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이 모든 점들과 동사가 미국 내에, 그리고 향후 해외에 사업을 확장할 공간이 많은 점을 생각하면, 제가 생각하는 이 기업의 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현재의 주가는 이 주식을 매수할 절호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20년 8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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