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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10년을 보유할 종목 - 미원에스씨

 미원에스씨는 페인트나 코팅제, 접착제, 잉크, 실란트 등에 사용되는 수지의 원료를 만드는 회사로, 에너지경화 수지의 원료라는, 해당분야의 종사자가 아니라면 들어본 적이 없는 틈새시장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틈새시장의 기업을 분석할때는 그 제품이나 기술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에너지경화 수지가 도대체 무엇인지 우선 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에너지경화는 액체상태의 수지에 빛을 쏘아 순간적으로 고체상태로 경화시키는 기술로, 솔벤트 기반의 수지를 열을 가하거나 공기 중에서 건조하는 방식과 비교해 휘발성 화학물질의 배출이 없고 (페인트칠이나 접착제를 쓰고 나면 몸에 안 좋을 것 같은 냄새가 납니다), 코팅이나 접착이 거의 순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에너지경화수지는 광원(빛)의 종류에 따라 자외선을 이용하는 UV 경화수지와 전자빔을 사용하는 EB 경화수지가 있습니다. 또, UV 경화수지에는 자외선에 반응하여 나머지 원료와 반응하는 광반응제(광개시제)가 들어가는데 반해, EB 경화수지에는 이 광반응제가 필요 없는 것 도 차이입니다. 

 EB경화에서는 UV경화수지의 조성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광반응제가 필요없어지므로 수지의 비용은 싸지게 됩니다. 대신, EB경화의 경우 전자빔 장비가 비싸다고 합니다.

 

 사실 에너지경화수지는 1960~70년대에 등장한 꽤 오래된 기술로, 에너지경화수지 자체가 발전했다기보다는 환경과 건강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다는 점과, 광원 장비가 발전하고 싸졌다는 점이 이 기술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 듯합니다. UV 경화의 경우, 과거 수은 램프에서 현재는 주로 LED를 사용합니다.

 

 에너지경화는 친환경적이라는 장점 외에도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경화시간이 거의 순간적이므로 생산성이 대단히 좋습니다. 공장에서 부품의 접착이나 코팅이 마르도록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또, 열이 아닌 자외선이나 전자를 조사하기에 플라스틱이나 필름에도 사용이 가능하고, 광택과 경도, 내스크래치 성, 전기절연특성이 다른 방식과 비교해 매우 우수합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집안의 바닥이나 가구는 모두 코팅이 되어있고, 사용하고 있는 공산품들 역시 모두 접착이나 코팅이 안 되어있는 제품을 찾기가 힘듭니다. 그러면, 이 기업이 하고 있는 사업의 미래전망이 매우 밝은 듯해 보이므로, 이제 본격적으로 이 기업의 분석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다음은 이 기업의 실적과 주가의 추이입니다.

 우선, 2017년의 기업분할(미원에스씨와 미원홀딩스)로, 2016~17년의 실적과 주가가 많이 왜곡되어 있음을 감안하고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왼쪽의 주가 추이는 미원 홀딩스이고, 중간의 주가 추이가 이 기업의 것입니다.

 

 기업분할로 인한 왜곡을 제외하면,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 하였고, 주가도 이에 반응해 왔음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번 얘기했듯이 1~2년 정도 실적이 저조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주가도 저조할 수 있음은 장기투자자에게 큰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또, 역시 기업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되는 경우, 일반주주들은 사업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함을 동사의 주가 추이가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추적할 수 있는 실적과 주가의 추이가 짧은 기간일 경우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영업환경이 좋아 그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우상향 했을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동사의 경우는 1959년에 설립된 미원상사에서 분할된 회사로, 미원상사 역시 건실한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짧은 추적기간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주식을 오래 보유하기 좋은 이유는 에너지 경화수지 원료라는 틈새시장의 강자라는 점입니다. 전 세계 에너지 경화수지 원료 시장은 6개 정도의 회사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으로, 동사와 독일의 Allnex가 선두를 다투고 있습니다.

 

 이런 틈새시장의 강자를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제품이나 기술의 대체제의 등장을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화학분야의 기술은 이미 20세기에 기술의 진전이 거의 이루어져서 발전의 속도가 빠르지 않고, 최근의 연구개발은 거의 친환경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점을 생각하면, 에너지경화수지라는 것이 친환경적인 이점으로 기존의 다른 수지를 대체해 가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큰 걱정이 없습니다.

 

 또, 최근의 플라스틱 연구는 생분해성 수지의 개발에서 가장 활발한데, 코팅제나 접착제가 생분해되어 버리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자신이 산 물건의 접착과 코팅이 몇 달 후 생분해되어 부품으로 분해된다면 어떻겠습니까? 생분해성 수지는 아무래도 일회용 제품에 적용될 것이고, 동사 원료의 일회용품 적용 비중은 크지 않으니, 더욱 안심할 수 있습니다. 또, 동사역시 적용이 가능한 생분해성 같은 친환경 수지의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투자는 위험을 하나씩 제거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고위험 고수익'같은 말은 매우 투기적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위험에도 고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주식은 드물지만 항상 존재해 왔는데, 이 주식이 그렇습니다.

 

 위험 제거의 마지막 단계는 절대적으로 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인데, 현재 동사의 주가는 눈을 감고 매수해도 좋을 만큼 싼 가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충분히 매수할 수 있을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가가 떨어질만하면 대주주가 이 주식을 사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2020년 8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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