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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피터 린치의 함정

 피터 린치가 쓴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은 진지하게 주식투자에 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보셨을 책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피터 린치라 하면 처음 맡은 18백만 달러 규모의 마젤란펀드를 13년간 운영해 140억 달러의 펀드 이름처럼 천문학적으로 불린, 연복리 수익률 29.2%를 달성한, 말 그대로 전설의 펀드매니저이니, 이런 사람이 쓴 책을 읽지 않고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마치 천자문을 모르고 사서삼경을 읽는 느낌입니다. 책이 무협지처럼 재미있는 부분도 가치투자계의 필독서처럼 자리 잡게 된 이유인 것 같습니다. 저도 세 번 이상 읽은 것 같습니다.

 

 그의 책을 읽다보면 자신이 펀드를 운영하며 행했던 많은 투자기법들이 나옵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 얘기했던 턴어라운드 투자 외에도 우량주 투자, 성장주 투자, 유명한 일상의 주위에서 유망종목을 발굴하는 법 등 수많은 투자기법들이 등장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10조 원이 넘는 규모의 펀드를 운영한 매니저로서, 한 가지 투자기법만 사용해서는 거대자금을 운영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가 얘기한 가장 훌륭한 수익률을 안겨준 성장주 투자만 했을 경우를 예로 들겠습니다. 참, 그가 얘기한 성장주는 오늘날의 수익이 없는 바이오 회사나 2차 전지 소재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는 종목은 아닙니다.

 

 가령 시가총액 2천억 원 규모의 성장주를 발굴했을 경우, 자신이 사는 주식의 주가가 자신의 매수로 인해 크게 오르는 것을 피하며 원하는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최대 규모는 시총의 10% 정도인 200억 원 정도가 될 것입니다. 10조 원 규모의 펀드라면 그런 종목 500개를 찾아야 합니다. 뜻하지 않았지만 S&P500의 종목수와 일치합니다.

 

 즉, 그의 다양한 투자기법들은 거대 규모의 펀드를 운영했던 매니저로서의 고심의 결과였을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피터 린치가 가장 좋아했던 성장주 투자만으로도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차고 넘치게 채울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 라면 자신이 정말 확신하는 소수의 종목에 자신의 투자금 전부를 어렵지 않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참, 제가 얘기하는 소수의 종목이 한 두 종목은 아닙니다. 자신의 확신이 틀릴 수도 있기에 최소 세종목 이상, 가능하면 5~12 종목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피터 린치가 은퇴 후 했던 인터뷰 중에서 현재는 40 종목 정도만 추적하고 있다고 했던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관찰하는 종목이 40 종목이라면, 실제 매수해 포트에 편입한 종목수는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10 종목을 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워런 버핏이 얘기했듯, 개인투자자들은 스트라이크존을 좁힐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에는 삼진아웃이 없기에 모든 공에 방망이가 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성 공만 노려도 충분한 것입니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도 주식투자자 라면 한 번쯤 꼭 읽어봐야 할 책이지만, 다음의 가볍고 쉽게 읽히는 책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 에게는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워렌 퍼핏의 주식투자 콘서트' - 워렌 버핏 지음, 차 예지 옮김

 

2020년 5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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