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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턴어라운드 투자에 대해서

 제 블로그의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꾸준히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성장할 것 같은 회사 (피셔의 주식)를 가급적 낮은 가격 (그레이엄의 가격)에 사는, 저로서는 턴어라운드 유형의 기업에 투자를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저도 코로나 사태라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최근 급락장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보잉이나 대한유화, 두산중공업 같은 턴어라운드 유형의 주식에 투자를 생각했었습니다.

 

 항공여객분야는 어느 회사가 망할지 모르겠지만, 대형 제트여객기를 만드는 회사는 세계에 두 곳뿐이니 항공운송 수요가 살아나면 보잉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를 것 같았습니다. 두산중공업은 문대통령께서 TV에 나와 이번 사태로 망하는 기업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으니, 설마 국가의 기반이 될 이 큰 인프라 관련 기업을 그냥 파산하게 두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영업실적과 주가가 경기나 관련 산업의 침체로 급락했지만, 경기와 산업의 회복과 함께 주가의 급반등을 노리는 턴어라운드 투자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우선, 회사가 턴어라운드를 하지 못하고 파산하거나 분해되어 각각 다른 회사로 존속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분해되는 경우는 파산보다는 낳은 경우이지만, 주가는 분해 전의 회사일 때의 고점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또 하나는, 업황이 바닥이라고 생각해 매수했는데, 업황의 침체가 생각보다 길어지는 경우입니다. 한마디로 바닥이라 생각해 샀는데, 지하 2층을 뚫고 지하 3~4층까지 내려가는 경우입니다.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버틸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줄 영업실적도 같이 악화된다는 것입니다. 경험상, 2년 정도 실적과 주가의 하락을 참고 견디더라도, 3년 쯤되면 버티자는 심리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참, 보잉의 CEO가 항공산업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는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이 모든 위험을 고려하면, 역시 피셔의 주식을 그레이엄의 가격에 사는 것이 가장 편안합니다.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의 경우는 경기침체로 2~3년 이상도 주가가 하락할 있지만, 영업실적의 악화는 대게 1~2년 정도에 그칩니다. 주가는 영업실적을 따라오는 그림자 임을 알고 있다면, 주식시장이라는 어두운 안갯속을 헤치고 나갈 든든한 나침반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워런 버핏이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을 읽어보면 턴어라운드 투자 실패의 기억을 회고하며, '왕자가 것이라고 생각했던 개구리는 키스를 해도 개구리였을 뿐이었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사실 그의 기업인 버크셔 헤서웨이도 쇄락해 가던 섬유산업을 하던 턴어라운드 실패기업이었습니다.
 버핏뿐만 아니라 앙드레 코스톨라니 크리스토퍼 브라운 같은 투자의 대가들도 가장 훌륭한 수익을 거둔 경우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경우들이었다고 하니, 믿음이 가는 투자법입니다.

 

 참, 보잉이나 대한유화, 두산중공업의 영업실적이 회복될 쯤이면 경기도 살아나고 있을 때이니 싸게 산 피셔의 주식들도 그에 못지않은 수익을 안겨줄 것입니다.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 - 최준철, 김민국 지음'에 나오는 다음의 글로 오늘의 제 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수를 아는 말은 대단한 말이지만 대단한 수학자는 아니다'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기업에 적용하면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기업이 있다 하더라도 그가 속한 분야 자체가 별 볼 일 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기업이 영위하는 비즈니스의 종류가 근본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직접 일으킨 사람들은 싫으나 좋으나 한번 시작한 사업을 성공할 때까지 해야 하고 중간에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좋은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을 고를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비즈니스가 잘못되었다는 판단이 서면 사업가들과는 달리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결정을 수정할 있습니다. 이런 점이 바로 투자자의 강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신중한 판단이 수반되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봄비가 내리는 2020년 5월의 어느 밤에..

 

※ 위에 쓴 내용 중 사업이 분할되는 경우에 대해 오해가 있을 수 있어 바로잡고자 합니다. 사업이 분할되어 각각의 회사에 해당하는 지분만큼 주식을 받게 될 경우, 자신이 생각했던 부실사업의 주식을 팔아 우량사업에 투자한다면, 더 좋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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