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발전설비 분야는 물론이고, 해수담수화 설비, 환경설비 같은 미래의 인프라에도 기술기반을 가지고 있는 건실한 회사입니다. 최근 5년간의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순이익과 ROE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인 것을 보면, 언론에서 얘기하는 건설사의 부실을 막으려다가 전체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역시, 기업들은 유동성 위기로 파산하게 됩니다.
기업의 유동성이나 재무제표를 공부해 보고 싶다면 고미야 가즈요시의 '1초 만에 재무제표 읽는 법'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두산중공업 얘기를 꺼낸 것은 우리 사주 얘기를 하기 위함입니다. 유동성이 부족했던 두산중공업은 작년에 유상증자를 했고, 우리 사주 발행이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직원들은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그래도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을 테고, 더 이상 주가가 떨어지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을 터였습니다. 한데, 두산이라는 전체 그룹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룹으로써는 끊임없이 두산중공업의 현금을 빼서 다른 그룹사들에 수혈을 해야 했고, 결국 이것이 그룹뿐 아니라 두산중공업도 정부지원과 구조조정의 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이 된 것입니다.
비 자발적으로 퇴사를 하게 되었는데, 반토막 이난 우리 사주까지 잔뜩 가지고 있는 직원들의 심정은 어떠할지요?
3~4년쯤 전에 아내의 친구가 남편이 한국 애플에 다니고 있는데, 인센티브로 받은 애플 주식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지를 물어본 기억이 납니다. 아내가 교회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라서 매우 가깝던 사이는 아녔을 텐데, 저에게 까지 자문을 구한 것을 생각해보면, 인센티브의 규모가 꽤 돼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노키아, 모토로라, 에릭슨, 블랙베리 같은 휴대폰 제조사들의 말로를 얘기하며, 회사가 어려워지면 직장뿐 아니라 주식까지 잃게 될 수 있으니 처분하라고 얘기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바뀌기 전에는 누구도 애플이 시장의 주도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주도자는 여전히 노키아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스마트폰도 곧 새로운 개념의 물건으로 바뀌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주도자가 애플이나 구글, 삼성은 아닐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무언가 혁신적인 생각은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도 대기업은 이미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 과점이나 독점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데,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사주에 확신이 없는, 즉, 회사 경영의 핵심적인 위치에 있지 않은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분산투자 차원에서, 자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매도하여 이전의 제 글 '시장을 이기기'에서 얘기한 ACWI 같은 안전한 대상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회사가 잘 된다면 자신의 연봉이 오를 것이니 당연히 좋은 일 일 것이고, 설사 회사가 잘 안되어 직장을 옮겨야 할 상황이 닥치더라도 자신이 모아놓은 투자금은 안전한 곳에 투자가 되어있으니, 심리적인 안정판의 역할은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2020년 5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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