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노벨상 수상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랬고, 한강 작가도 빨갱이라고 들 하니 말입니다. 사실, 이런 책을 추천하면 다들 저를 빨갱이라고 생각할까 봐서 이 글을 쓰는 걸 좀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뭐 그렇게 영향력이 있거나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이 블로그는 투자에 대한 제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니, 또, 안쓸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글을 쓰게된 계기는 오늘 경제신문에서 읽은 '한국의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은 상태가 되는 것이 새로운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기사 때문이었습니다. 기사에서 말한 이유는 미국은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산업의 혁신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지난 10~20년간 이렇다 할 혁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한국에서는 20년쯤 전에 어떤 혁신이 있었나를 생각해 봤는데, 김대중 정부때 세계 최초로 전국에 광통신망을 깔았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광통신망을 깐 일이야 김대중 선생이 옥중에서 읽은 '제3의 물결'에서 영감을 얻어 그럴 수 있었다고 치더라도, 선생님의 업적 중 제가 가장 감탄하는 부분은 문화를 개방한 일이었습니다.
제 또래 이상의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겠지만 문화를 개방했던 1990년대 초 만 해도 문화산업은 '날라리'나 하는, 성실한 사람들은 그걸 보거나 듣기만 하지, 절대 그 분야에 들어가서는 않되는 산업이었습니다. 또, 90년대 초는 일본의 J-Pop이 위세를 떨치고 있던 때였지만 우리는 공식적으로는 일본 음악이나 영상을 금지하고 있었어서, 일본과 문화를 개방하면 우리의 문화는 일본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문화산업을 후원하는 일은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일이었겠지만, 일본에 문화를 개방하면서 역으로 우리문화가 일본에서 한류열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일은 실로 대단한 통찰력이었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이 없었다면 오늘날 봉준호도, BTS나 블랙핑크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블랙리스트나 만들었던 사람이 문체부 장관이 되어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선생님이 당시에도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책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 김대중 육성 회고록 -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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