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엘론 머스크가 F-35 같은 비싼 전투기에 돈을 쓰느니 드론에 돈을 쓰는 게 낫다고 얘기 했는데, 엘론 머스크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공군에서 드론은 아직 까지는 주로 지상의 목표물을 감시하거나 공격하는데만 사용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적기와 공중전을 하는 드론의 출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물론, 공군의 고위 관계자가 들으면 '공중전을 잘 모르기에 하는 소리'라고 일축해 버리면서도 '왜, 사람이 직접 모는 전투기가 꼭 필요한지?'에 대한 쉽고 자세한 설명은 안해줄 것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안 해주는 경우는 대부분 뭔가 감추고 싶은 부분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령, 방산비리 같은 것 들 말입니다.
적기와 공중전을 할 수 있는 드론이 나온다면 그건 비행기라기 보다는 하늘을 나는 컴퓨터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의 지상감시나 공격용 드론들도 그렇게 보입니다. 미래에 어떤 회사가 이런 드론을 잘 만들고 돈을 많이 벌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형태이건 컴퓨터라면 그 안에는 분명 수많은 반도체가 들어갈 것입니다. 드론뿐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로봇 같은 것 들의 기저에는 반도체가 있습니다. 반도체가 없다면 실행 불가능한 물건들이기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이 책, '칩워'만큼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기술의 발전사를 쉽게 풀어서 얘기한 글을 읽은 기억이 없는것 같습니다. 어려운 전문용어나 그 분야의 사람들만 알 법한 공식, 통계 같은 것들만 읊조리는 설명은 화자가 그 주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반도체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산업이라는건 알겠는데, 잘 모르는 분야이니 자신 같은 인문계 출신이 반도체 분야를 이해하려면 어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게 좋겠냐고 제게 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 저는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을 개략적으로 공부해 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답변을 했는데, 이 책을 읽기 전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이 책을 우선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칩워' - 크리스 밀러 지음, 노정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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