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장은 답이 없으니 미장으로 도피한다는 말이 자주 들립니다. 또, 국내 개미들의 미국주식 투자 금액이 역대급이라는 신문기사도 자주 봅니다. 코스피 지수의 전고점 부근이었을 2021년 6월 말 대비 글을 쓰고 있는 오늘까지의 코스피 지수 등락률은 대략 -26%, 국내 대표종목인 삼성전자 주가는 -34% 였던 반면, S&P500이나 나스닥 지수는 대략 +35%, 엔비디아는 무려 +545%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국장탈출-미장도피'의 행렬이 일견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살아날만하던 국내시장이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로 다시 침체에 빠진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언론이나 기관들이 유망한 산업이나 종목이라고 떠벌리고 주가의 흐름도 좋아서, 그 시점에서 잘 나가는 종목이나 산업을 따라 잡으려고 하는 전략을 '추세추종 전략'이라고 합니다. 주식투자를 하는 절대다수가 택하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그때의 시류에 따라서 하는 투자는 장기적으로 성공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그때 가장 잘 나가는 시장이나 산업, 종목에 올라타서 성공할 수 있는 게 주식투자라면, 왜 이렇게 성공하는 개미가 드물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반면, 가치투자는 소외된 업종이나 종목에서 기회를 찾습니다. 단, 그 종목이나 업종이 먼 미래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고 여전히 유망한 산업이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주가가 싸서 사는것은 가치투자라기보다 이삭 줍기나 남들이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를 주워서 한두 모금만 빠는, 꽁초투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가치투자가 성공하는 이유는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가치가 오를 수밖에 없는 자산을 사람들의 심리가 불안할 때 싸게 사서 충분히 비싸게 팔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할때, 지금 국장은 피해야 할 시장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야 할 시장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많이 오른 미장이야말로 지금은 되도록 피해야 할 시장일 것입니다. 이런 제 생각에 근거를 하나 보여주려고 합니다. 오늘까지 지난 25년간의 환율과 코스피 지수의 추이입니다.
음영으로 표시한 구간은 환율이 이례적으로 급등한 구간인데, 대개 그때가 국내 주식시장의 저점 부근이었습니다. 25년 정도로는 확신을 가지기가 부족하다면, 아래의 그림을 보기 바랍니다.
물론, 환율 하나만으로 주가를 예측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당장 몇 개월에서 1년 안에 국내시장이 반등할지도 확신하지는 못하겠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이 우리 시장의 저점 부근이라는 것입니다.
국장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면, 미장에서도 답을 못 찾을 것입니다.
2024년 12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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