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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내재가치의 계산 (2)

 작년에 쓴 글 '내재가치의 계산'에서 제가 주식의 내재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을 간략히 소개했는데, 일괄적으로 적용하던 15%의 할인율을 금리로 바꾸기도 했고,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글을 읽는 분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 중 '휴온스'와 '프로텍'을 예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두 종목의 이익의 안정성이나 사업의 성장성은 이미 두 종목에 관한 글들에서 충분히 설명했으니, 이번 글에서는 내재가치의 계산이라는 주제에만 국한해서 애기를 하고자 합니다.

 

 먼저, '휴온스'입니다.

 

 여러 번 얘기했듯이, 우량하고 미래가 밝은 기업의 주식을 오늘 사서 기대하는 수익, 그러니까 충분한 주가의 상승을 거두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기간을 상정해야 합니다. 물론, 2~3년도 안 되는 기간 안에 자신이 생각했던 주가의 범위를 넘어서는 폭등도 주식시장에서는 흔히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이런 주가의 폭등은 이성적이고 진지한 투자자라면 매도를 통해 투자의 수익률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비합리적인 시장이 안겨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야지, 그런 비합리적이고 예측이 불가능한 폭등을 바라고 주식을 사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투기에 가깝습니다.

 

 경험 상, 대게 5년 이내에는 주가가 제가 생각하는 내재가치의 상단에 도달하게 되지만, 10년을 보유할 확신이 없는 종목이라면 5년은 고사하고 2~3년도 보유하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최소한 10년은 휴온스에 투자를 한다고 가정하고, 먼저, 10년 후에 기대할 수 있는 주식의 최소한의 가치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여기서 '주식의 최소한의 가치'라는 말은 주가를 뜻하는 말이 아님을 유의하기 바랍니다.

 

 만일, 내일 휴온스가 사업을 접기로 결정하고,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을 팔아 빚을 갚고 남는 돈을 모두 주주들에게 돌려준다고 한다면, 주식 한 주당 받을수 있는 돈은 얼마나 될까요? 다행히 이는 복잡한 계산을 거치지 않아도 쉽게 확인할 수있는 주당순자산(BPS)이라는 지표로 공개가 됩니다.

 

 물론, 주당순자산은 장부가치로만 산출을 하기 때문에 보유한 부동산의 공시지가와 시가의 차이나, 다른 기업이 이 기업을 인수할 때 인정받는 사업역량인 영업권과 같은 금액은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최소한 이 정도 금액은 받을 수 있겠다'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다음은 지난 15년간의 휴온스의 주당순자산(BPS)입니다. 2016년의 BPS가 이례적으로 낮았던 것은 휴온스글로벌의 분할로 BPS 역시 동사와 휴온스글로벌로 쪼개진 덕분입니다.

 

 그러면, BPS가 당장 내일 이 회사를 팔 때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임을 알게 되었으니, 10년 후의 BPS는 얼마쯤 될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휴온스는 이익의 안정성과 사업의 성장성을 갖춘 회사이므로, 10년 후의 BPS는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 있을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그러면, 몇 퍼센트의 연복리 성장률을 현재 BPS에 대입할 것이냐의 문제가 됩니다. 저는 이 비율로 ROE, 그러니까, 순이익을 순자산으로 나눈 비율을 사용합니다. 즉, 현재의 BPS에 ROE를 열 번 곱하는 것입니다. (이를 '10년간 할증한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는 순이익은 매년 심하게 요동칠 수 있으므로, 순이익이 이례적으로 높은 해의 ROE를 사용할 경우 10년 후의 예상 BPS는 과대평가되고, 순이익이 이례적으로 낮았던 해의 ROE를 사용할 경우는 반대로 과소평가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 5년과 10년의 평균 ROE 중 낮은 값을 사용하는데, 낮은값을 사용하는 이유는 보수적인 평가를 위함입니다.

 

 다음은 휴온스의 지난 15년간의 ROE입니다.

 최근 10년의 평균 ROE는 17.36%인데 반해, 5년 평균 ROE는 22.43%로 다소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2009년에서 2012년의 ROE가 낮았던 이유는 이미 이 주식에 대한 제 글; 10년을 보유할 주식 - 휴온스 (tistory.com) 에서 앞으로는 일어나기 힘든 일임을 밝혔고, 2016~2017년은 분할로 낮아진 BPS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므로(ROE=EPS/BPS 이므로, BPS가 낮아지면 EPS는 변하지 않더라도 ROE는 높아지게 됩니다), 이런 이례적인 연도들의 값을 제외한 최근 6년의 평균 ROE인 19.46%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10년 후의 예상 BPS는 현재 BPS인 21,989원에 19.46%를 10년간 할증하면 되므로, 이를 엑셀이나 윈도우 공학용계산기를 사용해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1,989원*(1.1946^10) = 130,146원

 

 즉, 10년 후 이 주식의 BPS는 대략 130,146원이 됩니다. 그런데, 이를 지금의 주가와 비교하기 위해서는 10년간의 물가상승과 이 회사의 채권 대신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감수하게 되는 위험에 대한 보상을 감안해 주어야 합니다. 즉, 물가상승률에 회사채 수익률을 더한 값으로 10번을 나누어주면 되는데, 이를 '10년간 할인한다'라고 표현합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에서 찾아본 최근의 국고채권 10년 물 금리는 2.04%, BBB-등급 회사채(무보증 3년) 금리는 8.27% 이므로, 두 값을 더하면 10.31%가 됩니다. 그러면, 할인율이 정해졌으니, 이 할인율로 엑셀이나 윈도우 공학용계산기를 이용해 10년간 할인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30,146원/(1.1031^10) = 48,785원

 

 즉, 휴온스의 10년 후 예상 BPS를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면 대략 48,785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를 지난주 종가 59,400원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59,400원/48,785원 = 1.22배

 

 대게 휴온스와 같이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종목들의 주가가 제가 이런 식으로 계산하는 예상 BPS의 1배에서 3배 사이에서 형성됨을 감안하면, 동사의 현재 주가는 제가 생각하는 내재가치의 하단에 근접해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면, 한 종목을 더 보겠습니다. '프로텍'입니다.

 

 이 종목의 2020년 말 기준, BPS는 18,741원이었고, 10년 평균 ROE는 15.02%, 5년 평균 ROE는 13.64% 이므로, 더 낮은 값인 13.64%를 할증률로 사용해 10년 후의 예상 BPS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8,741원*(1.1364^10) = 67,314원

 

 이를 현시점의 할인율인 10.31%로 10년간 할인하면,

 

 67,314원/(1.1031^10) = 25,232원

 

 이를 지난주 종가 27,100원과 비교하면,

 

 27,100원/25,232원 = 1.07배

 

 대게 이런 경기에 영향을 받는 종목들의 경우 예상 BPS의 1배에서 2배 사이에서 주가가 형성되므로, 프로텍의 현재 주가 역시 제가 생각하는 내재가치의 하단에 근접해있는 매력적인 가격이 됩니다.

 

 물론, 저의 이런 계산에도 많은 추정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러한 추정들 중 한 두 가지가 무너질 경우 실제의 주가는 제 계산과는 동떨어진 방향에서 형성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질적 분석과 분산투자라는 방법들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6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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