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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지켜볼 주식 - 오리온 (코스피: 271560)

 식음료 업종의 주식은 수요가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기가 어렵다고 먹는 걸 줄이는 사람은 요즘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가공식품을 많이 먹게 되므로, 동사와 같이 가공식품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은 경기방어주로 분류가 되는 것입니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요는 제가 주식을 고를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제 이전 글 '멀리 보아야 수익이 보인다'에서 얘기했듯, 주식투자에서 수익을 거두려면 최소한 10년 정도는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확신을 가지며 보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오늘 조선업이나 해운업같이 경기의 영향이 큰 업종의 주식을 샀는데, 내일부터 '선가나 운임의 상승이 작년의 코로나 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의 문제였고, 이제 공급문제가 해소되고 있다'는 기사를 본다면, 저는 10년은 고사하고 2~3년 도 그 주식을 보유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2~3년 정도의 희망적인 시장 상황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었을 것이므로, 그 짧은 투자에서 저는 필시 돈을 잃게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의 경기예측을 바탕으로 투자를 해서, 누군가는 그 예측이 들어 맞아서 큰돈을 버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저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경제학자나 전문가라는 사람들 조차 전망이나 예측은 틀리기가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오리온과 같은 주식에 대한 투자는 불확실한 전망이나 예측에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동사 제품에 대한 수요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식음료업종의 미래 수요기반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감소 추세에 접어든 국내 인구구조 때문입니다. 또, 라면이나 즉석식품의 경우 나라마다 다른 입맛으로 수출이 쉽지 않음을 생각하면, 오리온은 제가 유일하게 주목하는 국내 식음료업종의 주식입니다. 동사가 만드는 스낵이나 파이류는 맛에 나라나 문화에 따른 호불호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래의 2019년 중국 스낵(바삭한 과자)시장 점유율을 보면, 대만 '왕왕'과 미국 '레이즈', 중국 '커비커(다리)'에 이어 동사는 4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과자류를 만드는 산업은 시장이 발전할수록 높은 브랜드인지도를 가진 몇 개의 업체로 과점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왕왕'은 아래의 사진과 같이 쌀과자를 만드는 회사이고, '커비커'는 중국 업체답게 동사나 레이즈의 제품을 베끼는 정도임을 감안하면, 향후 동사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또, 작년에 중국 100개 도시의 300만 명을 상대로 한 브랜드 파워 조사 결과에 의하면 동사는 '레이즈', 필리핀의 'Oishi'와 함께 상위 3개사에 들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미래의 점유율 상승에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한편, 동사를 얘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동사의 해외진출에 첨병 역할을 해온 '초코파이'에 대해 얘기하자면, 파이보다 케이크에 가까운 한국식 초코파이는 식사의 일부로 케이크나 파이, 페스트리 등을 먹는 디저트 문화가 있는 서구권 제과업체들 에게는 틈새시장이었다는 점입니다. 주로 집에서 직접 케이크나 파이를 만들거나, 동네 빵집에서 사다 먹기에, 서구권의 제과업체들에게는 이런 제품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일 필요성이 떨어졌던 것입니다.

사진출처: https://blog.naver.com/bacoo4387/221437975284

 

 어쨌든, 이 틈새제품은 케이크나 파이를 간식으로 먹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성공했고, 심지어 디저트 문화가 있는 러시아에서도 소련 해체 직후 열악했던 경제사정을 파고들어 성공했습니다.

 

 이 성공의 역사는 아래의 동사 과거 실적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2017년에 동사와 '오리온홀딩스'가 분할되었기에, 2015년까지의 실적은 오리온 홀딩스의 것이고, 2016~2017년의 실적은 분할로 왜곡되어 있는 것은 감안하고 추이를 보아야 합니다. 2008년의 영업이익이 움푹하게 꺼져있는 것은 분할 전 회사가 하던 영상/방송/기타 사업의 영업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제가 계산한 제과사업의 당시 실적은 2007년보다 증가했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동사가 과거 수십 년간 성장해온 것과 같이 앞으로도 수십년간 성장을 지속해, 앞으로 최소한 10년 정도는 편하게 이 주식을 보유하거나, 심지어 주가가 하락할 경우 더 사서 모을 확신을 가질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베트남과 러시아에서 동사의 제품이 먹혔다면, 다른 동남아나 동유럽 지역에서도 먹히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또, 전 세계적인 부의 양극화로 인한 저소득층의 증가는 최소한 20~30년 이상은 지속될 거대한 흐름처럼 보이는데, 저소득층에서 비만율이 높은 것은 제철과일이나 야채 대신 이런 식품을 많이 먹어서라고 합니다. 

 

 또, 도시화는 어떻습니까? 개발도상국들의 도시화는 한두 세대 이상은 이어질 장기적인 추세인데, 이런 가공식품의 소비 증가는 도시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 모든 점들을 고려하면, 과거 수십 년간의 성장에 국경이 없었듯이 미래의 성장에도 국경이 없을 이 주식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21년 6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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