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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왜, 삼성전자 주가는 오르지 않을까?

 요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일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증가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을 두고 아침마다 틀어놓는 증권방송에서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누구는 '이재용이 구속상태여서 그렇다'라고 하고, 또 누구는 '외국인들이 환차손 때문에 팔고 있어서 그렇다'라고 설명하는 것을 들었는데, 웃음이 났습니다.

 

 이재용이 구속상태인 것이 원인이라면, 작년 말에서 올해 초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때는 이재용이 구속상태가 아니었어야 했습니다. 또, 외국인들의 매도가 원인이라면, 올해 초 주가급등의 원인은 동학개미들이 아닌 외국인들의 매수가 원인이었다는 말입니까? 증권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보이는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돈을 주식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통해 먹고사는 사람들이 아닌,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야기를 팔아서 먹고사는 사람들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흔히 이런 사람들을 사기꾼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삼전주가는 도대체 왜, 오르지 않는 것일까요?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를 알면, 주가가 오르는 이유에 대한 단서를 알 수도 있고,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이 거대한 도박판처럼 보이는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놀라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저는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사실은 저뿐만 아니라 극소수의 투자자들은 저 보다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입니다. 저 역시 그들이 쓴 글을 읽고, 나름대로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그들의 말이 옳음을 깨달았을 뿐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삼전 주가가 도대체 왜 오르지 않는지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아마도 제가 5월쯤 쓴 '멀리 보아야 수익이 보인다'를 주의 깊게 읽은 독자라면 이유를 이미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삼성전자의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멀리 보아야 수익이 보인다'에도 실었던, 1990년 9월부터 2021년 5월까지, 30년 8개월간의 월간 주가 추이입니다.

 30년 8개월 중 주가가 의미 있게 오른 기간보다 붉은색으로 표시한 횡보기간이 훨씬 많았음을 알수있는데, 표시된 횡보기간들의 수익률은 아래와 같습니다.

 

 - 1990년 9월 ~ 1993년 8월:  2년 11개월간 +23.2%

 - 1995년 10월 ~ 1999년 5월:  3년 7개월간 -23.9%

 - 2000년 6월 ~ 2003년 2월:  2년 8개월간 -18.8%

 - 2004년 4월 ~ 2009년 5월:  5년 1개월간 +0.2%

 - 2009년 9월 ~ 2011년 8월:  1년 11개월간 -8.7%

 - 2012년 4월 ~ 2016년 4월:  4년간 -10.4%

 - 2017년 11월 ~ 2020년 10월:  2년 11개월간 +11.4%

 

 위의 기간들을 모두 합하면 23년 1개월이 나오므로, 총 30년 8개월 중 각각 짧으면 2년 정도에서 길게는 5년 까지, 주가가 의미있게 오르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거나 떨어지는 구간들을 합한 기간이 주가가 오른 기간 보다 훨씬 길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 23년 1개월의 수익률을 모두 더하면 -27%가 됩니다.

 

 반면, 그래프에서 보이는 1990년 9월 말 (311원)에 주식을 사서, 2021년 5월 말 (80,100원)까지 팔지 않고 보유했을 경우의 수익률은 무려 2만 5천 퍼센트가 넘습니다. 이 말인즉, 총 30년이 넘는 기간 중 20% 정도의 기간동안 주가는 2만5천 퍼센트가 훨씬 넘게 상승했다는 말이 됩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왜, 주가가 짧은 기간 동안 급등하고 나서는 2~5년간 하락하거나 지지부진한 현상이 반복되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주가는 그 기업의 현재가 아닌,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과도한 기대를 반영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주가가 폭등하는 짧은 기간에 주가는 최소한 몇 년 후의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과도한 기대를 반영하게 되므로,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르고 난 후에는 아무리 좋은 실적을 발표해도 폭등기간과 비교하면 의미있는 상승이 나타나기는 커녕 '조정'이라고 부르는 긴 하락내지는 침체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는 아래의 지난 10년 정도 주가와 주당순이익을 비교한 추이를 보면 명확해집니다.

 붉은색 선의 주가가 오를만큼 오르고 난 후에는 푸른색의 주당순이익이 아무리 증가해도 주가는 오르기는커녕 떨어지거나 지지부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이번 주기가 아닌, 직전 주기의 주가와 주당순이익의 저점과 고점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주가: 저점 - 2015년 8월 21,780원 / 고점 - 2017년 10월 55,080원 -> 2.53배

 - 주당순이익: 저점 - 2015년 12월 2,198원 / 고점 - 2018년 9월 6,482원 -> 2.95배

 

 즉,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결국 주당순이익의 증가와 엇비슷하게 주가는 상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직전의 주기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아니,  모든 주식의 모든 주기에서 반복되는 현상입니다.

 

 그러면, 제목의 질문인 이번 주기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애석하게도, 이번 주기의 주가는 이미 고점을 지난 것처럼 보입니다. 저점에서 고점까지의 상승폭은 2.13배로, 아직까지 1.33배 정도만 상승한 주당순이익보다 훨씬 많이 올랐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래 보입니다. 과거의 주기들을 대입해보면, 주당순이익이 훨씬 더 오르더라도 주가는 의미 있게 상승하지 못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실망스러운지요? 그런데, 아직 포기하기는 이릅니다. 과거의 패턴만 분석해서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면, 이토록 주식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다시 잊고 있던 주식시장의 중요한 생리인 '주가는 그 기업의 현재가 아닌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반영한다'를 기억해야 합니다. 이번 주기의 주가 급등기에는 어떤 기대들이 주가에 반영되었을까요? 제가 알기로는 5세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 서버,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 현실화되면 더 많은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리라는 것과,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의 점유율 상승에 대한 기대도 주가에 반영되었습니다. 그러면, 이 정도는 현실화되어 장부상의 숫자가 증가하더라도 주가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그 외의 무언가, 예를 들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휴대폰이나 양자컴퓨터 같은 분야에서 무언가를 보여준다면 과거의 패턴을 뛰어넘는 주가상승이 나타날 텐데, 유감스럽게도 저는 이런 식의 예측을 바탕으로 주식투자를 하지는 않습니다. 이쯤이면 짐작하셨겠지만, 삼성전자는 제 관심종목이 아닙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쌓아온 시장점유율을 서서히 잃어갈 회사처럼 보여서입니다.

 

 어쨌든,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이 확실해 보였던 작년 10월 이후가 이 주식의 적절한 매수시점이 아니었음은 분명합니다. 과거의 패턴을 대입하면, 올해 2월 이전에 이 주식을 산 사람이라면 앞으로 일 년 반에서 사 년 정도는 주가가 반토막 나더라도 팔지 않고 보유해야 연복리 수익률 10% 정도의 의미 있는 수익을 얻을 수 있을 텐데, 저는 앞으로는 이 인내의 대가마저도 많이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한 것은 주가가 쌀 때 유망한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가가 싼지 비싼지는 어떻게 판단하나?'라는 의문에는, 제가 쓰는 방법은 아니지만, PER이나 PBR과 같이 쉽게 구해볼 수 있는 지표가 있습니다. 되도록 긴 기간의 과거 주가와 PER/PBR을 구해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대게 PER 7배 이하, PBR 1배 부근일 때가 좋은 매수시점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는 과거에 PER 7배 이하, PBR 1배 부근에서 삼전 주식을 샀을 경우, 현재까지(79,400원)의 수익률입니다.

 

 - 2014년 9월 말, PER 6.97배 / 주가 23,680원에 매수: 3.35배 (연복리 19.6%)

 - 2019년 2월 말, PER 6.13배 / 주가 45,100원에 매수: 1.76배 (연복리 27.5%)

 

 - 2015년 7월 말, PBR 1.04배 / 주가 23,700원에 매수: 3.35배 (연복리 22.7%)

 - 2018년 12월 말, PBR 0.96배 / 주가 38,700원에 매수: 2.05배 (연복리 33.3%)

 

2021년 7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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