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 이익의 안정성과 사업의 성장성은 이미 몇 주 전에 지켜볼 주식 - 유나이티드제약 (코스피:033270) (tistory.com) 에서 얘기했으니, 여기서 다시 같은 얘기를 길게 반복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매수의 이유는 당연히 제가 주식을 고르는 마지막 요건인 '주가의 저평가 여부'가 충족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이 주식의 가치를 추정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표는 지난 15년간 이 종목의 ROE(순자산이익률)와 BPS(주당순자산)입니다. 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2011년까지는 10%대 후반에서 움직이던 ROE가 2012년 이후 10%대 초반으로 낮아진 것을 볼 수 있는데, 2012년에 시행된 정부 당국의 '일괄 약가인하 조치'의 영향 때문입니다. 2014년 경부터는 매년 출시한 개량신약의 성공으로 약가인하의 충격을 딛고 ROE가 다시 상승추세에 접어들었음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2020~2021년의 ROE가 약가인하 조치의 충격이 컸던 2013년 만큼이나 낮아졌다는 점인데, 이게 문제인 이유는 제가 최근 5년이나 10년의 평균 ROE를 그 주식의 장기적인 성장률로 보기 때문입니다.
2020~2021년의 ROE가 이례적으로 낮았던 것은 이 회사가 파는 약들이 대부분 전문의약품, 그러니까,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약들이어서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급하지 않은 경우 병원 내방을 꺼렸고, 따라서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이 회사 약들은 평소보다 덜 팔릴 수밖에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전염병의 창궐은 다시 반복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와 같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지는 일은 백 년에 한두 번 정도 일어나는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수년 내 다시 비슷한 전염병이 유행할 수는 있겠지만, 아마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매우 빠르게 보급되어, 이번과 같은 극도의 혼란은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2020~2021년의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는 제외하고, 2019년 까지의 10년 평균 ROE 13.17%와 5년 평균 ROE 12.68% 중 낮은 값인 12.68%를 성장률로 사용했습니다. 제가 추정한 내재가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21년말 BPS 20,181원을 성장률 12.68%로 10년간 할증
: 20,181원*(1.1268^10)=66,590원
2) 이를 할인율 13.27%(국채 10년물 금리 + BBB-등급 회사채 금리)로 10년간 할인
: 66,590원/(1.1327^10)=19,154원
3) 이를 평균 매수단가 22,754원과 비교
: 22,754원/19,154원=1.19배
이런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않는 주식들이 대개 제가 추정하는 가치의 1~3배 사이에서 주가가 움직이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싸게 샀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져서 추정가치의 1배 밑까지 하락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일 것이나, 저는 그보다 내일부터 주가가 올라버려서 매수가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는 일을 걱정하는 편입니다.
유럽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렸던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자주 인용했던 헝가리 속담 한구절로 이번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밀값이 떨어질 때 밀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은 밀값이 오를 때도 역시 밀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
2022년 7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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