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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지켜볼 주식 - Starbucks Corporation (Nasdaq: SBUX)

 스타벅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생동안 수없이 커피숍을 찾게 되고, 자신은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더라도 최소한 다른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선호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투자의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기업에 주목하라고 얘기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기업을 고를 때 제가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성장의 여지, 그러니까 매장을 더 열만한 지역이나 나라가 얼마나 있느냐입니다. 이런 면에서 동사의 성장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강남이나 미국의 대도시를 보면 도로를 마주하고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 경우도 흔히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유럽에서는 동네 카페에 밀려 스타벅스가 맥을 못 춘다는 얘기도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주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개발도상국들의 도시화와 소득 증가라는 초장기적인 트렌드 때문입니다. 아래는 동사 사업보고서를 보고 계산한 2019년까지 3년간의 양적 성장률입니다.

 

 - 매출액 성장률: 미주지역(남북미) +23.6% / 세계(미주 제외) +54.2%

 - 주요 진출국별 매장 수 증가율: 미국 14.2%, 캐나다 14.9%, 중남미 198%, 영국 10.8%, 일본 21%, 한국 40.1%, 대만 22.5%, 중국 73.1%, 터키 57.3%, 인도네시아 61.9%, 필리핀 35.5%

 

 매출액과 나라별 성장률을 자세히 보면 개발도상국들의 성장률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런 경향을 고유의 커피 문화가 없는 나라들에서 동사의 침투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국은 홍차 문화였고, 미국은 원래 질이 좋지 않은 커피에 물을 많이 넣은 아메리칸 스타일 커피를 마시던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하워드 슐츠가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문화를 모방해 동사를 창업했지만, 미국인들이 즐겨마시는 커피를 의식해 에스프레소에 물을 많이 탄 메뉴가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아메리카노입니다.) 그런데, 멕시코, 브라질 그리고 아르헨티나 같은 중남미 국가들은 커피의 주요 산지이며 유럽 이민자들의 영향으로 커피가 생활의 일부인 나라들입니다. 또, 터키는 오스만튀르크 제국 때 커피를 유럽에 전파한, 유럽 카페 문화의 원조인 나라로, 아래의 터키식 커피 사진을 보면 동사가 추구하는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와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면 이 경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바로, 도시화입니다. 동사의 침투율은 소득의 증가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일수록 높은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은 동사가 개발도상국에서 침투율이 높은 현상을 '과시형 소비' 혹은 '속물 효과' 같은 용어로 설명하지만, 제 생각에는 스타벅스가 직장과 집 사이의 제3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코로나 창궐 전까지 미국 매장 주문의 80%가 테이크아웃이었다는 사실에서도 동사가 사람들의 바쁜 도시의 삶에서 수혜를 크게 얻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래의 도시화율 추이 전망은 동사의 앞날에 매우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제가 이 주식에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동사의 상생적인 조직문화 때문입니다. 저는 보통 기업을 분석할 때 '상생적 조직문화'와 같은 홍보성의 돈이 않될 것 같은 뜬구름잡는 말은 무시하는 편인데, 동사의 경우는 돈이 될것 같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동사는 비정규직원도 정규직과 동일한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온라인으로 학사학위를 취득할 경우 전액을 보조해 주는 등의 비용 낭비를 하고있는데, 이 비용낭비 덕에 동사는 숙련된 바리스타나 매니저급 직원들의 이직률이 동종업계 절반 정도 수준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서비스 품질의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실제로 동사 임원중에는 동사 알바 바리스타 출신이 있습니다. 

 또, 대게 가난한 나라들인 커피 원두의 산지에 영농지원센터를 설립해 커피농부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안정적인 고품질 원두 수급의 기반이 되는 투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록 대기업들이긴 하지만, 코로나 창궐로 영업중단을 당한 가맹점 사업자들에게 로열티를 경감해준 조치는 카페베네나 중국의 루이싱 커피 같은 후발주자들이 가입 점주들의 고혈을 짜내다가 사라져 간 것과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제2의 스타벅스가 되기 위해 많은 것들을 모방했지만 상생적 조직문화까지는 모방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재작년쯤 블루보틀이 국내에 상륙하여 매장 앞에 사람들이 두 시간씩 줄을 선다는 기사를 보고 블루보틀과 필즈 같은 핸드드립 기반의 경쟁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특유의 긴 추출 시간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으리라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맛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원산지의 풍미'니 '기다림의 미학'같은 소리는 그야말로 돈 안 되는 소리로 들립니다.

 

 그러면, 제 종목분석 글에 단골로 등장하는 지난 15년 정도의 주가와 영업실적 추이를 보겠습니다.

 2016년 이후부터 이익이 정체상태이고, 주가도 그에 맞춰 상승률이 둔화되었음이 눈에 띕니다. 이는 일본과 중국의 합자회사 지분을 모두 인수하여, 일본의 1,009 매장과 중국의 1,477 매장을 직영매장으로 전환한 영향이 컸습니다. (각각 당시 영업이익의 30% 수준의 인수금이 들었으니 이를 수년간 상각해야 했고, 직영으로 전환했으니 매장 리뉴얼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대규모 직영전환에 따른 비용 상각도 이제는 거의 마무리 단계이므로 이익률도 과거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되었어야 할 작년에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실제로 2019년에 이익이 회복 추세로 전환된 것은 볼 수 있으니, 코로나 창궐이 없었다면 작년의 이익률은 2017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었을 공산이 커 보입니다.

 

 제가 주식을 살 때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것은 '주가가 충분히 싼가?'입니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주가가 비쌀 때 사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주가의 하락 내지는 장기간 횡보인데 반해, 충분히 싸게 살 경우 궁극적으로 결국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를 일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이 주식의 경우 안타깝게도 작년에 큰 폭의 이익 감소에도 주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괜찮습니다. 이 주식을 못 산다고 저에게 손해가 오는 것은 아니며,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할 때, 어쩌면 올해 이 주식을 살 절호의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21년 1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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