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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공매도에 대하여

 요즘 공매도에 대한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읽어보면 하나같이 공매도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공매도를 지지하는 댓글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한 가지 사안에 이렇게 모든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의 의견을 가진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공매도는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남에게서 빌려서 판후,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음으로 수익을 얻는 하방 투기의 한 방법입니다. 누가 보아도 건전한 투자와는 거리가 먼 방법입니다.

 

 그런데 저는 공매도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원하는 주식을 싸게 살수있기 때문입니다.

 

 공매도가 가장 많았던 주식들중 하나인 셀트리온의 예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아래는 셀트리온의 2017년 8월부터 2018년 3월경까지의 일일종가 차트입니다.

 

 주가가 2~3일 정도 큰폭으로 오르고 나면, 한 달 정도씩 하방압력을 받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주가가 상승기간 보다 훨씬 긴 기간 동안 하방압력을 받은 데에는 주가가 올라 수익을 실현한 사람들의 영향도 있겠지만, 공매도의 영향도 분명히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공매도를 5년 이나 10년 앞을 내다보고 실행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주가는 아주 긴 시간의 경과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공매도 세력들의 목표는 사람들이 이 정도까지 주가가 올라도 되나라고 반신반의하는 종목이나 시기에 며칠에서 몇 주 혹은 길어야 몇 달간의 짧은 기간 동안 하방 투기를 하여, 상승폭에 비하면 미미한, 약간의 수익을 챙기는 것입니다. 주로 기관투자자가 거대자금을 동원해서 하기에, 미미한 수익률로도 금액으로는 꽤 돈이 됩니다.

 

 그 하방압력의 기간동안 주식을 장기투자가 아닌 짧은 시간의 관점에서 기업에 대한 확신이 없이 접근한 개미들은 참지 못하고 매도에 동참해, 공매도 세력의 수익을 실현시켜줍니다. 즉, 공매도가 문제가 아니라 주식을 참지 못하고 던지는 사람이 문제인 것입니다.

 

 던질 사람들이 다 던지고 나면, 이때부터는 공매도 세력의 순기능이 나타납니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자신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이 공매도한 주식을 급하게 되사들여야 하는데,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여, 주가가 며칠간 큰 폭으로 오르는 것입니다. 그래도 재수가 좋으면 그동안 공매도로 이득을 본 이하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정도입니다.

 

 다음은 앞에서 본 셀트리온의 2017년 8월 에서 2018년 3월경까지의 기간을 좀 더 긴 관점에서 본 월간차트입니다.

 주식을 던질 고민을 할 만한 시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급하게 상승했습니다. 해당 기간이 이 정도라면, 그 이전의 기간이나 그 이후의 기간에는 공매도의 압력에 못 견디고 주식을 던지는 사람들이 더욱 많았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주가가 하방압력을 받는 시기는 그 회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에게는 좋은 진입 시기가 됩니다. 혹은 그 주식을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더 사서 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됩니다.

 해당 기간 동안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다면, 자신의 확신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주식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들의 세계관이 충돌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인문이나 사회, 정치처럼 최소 20년 이상의 한 세대가 지나야 그 세계관이 옳았는지가 판별되는 것이 아니라, 5년에서 10년 정도의 비교적 짧은 기간에 그 세계관의 정당성이 숫자로 정확하게 판별되는 곳 입니다.

 

 물론 5년 이하의 짧은 기간 동안에는 잘못된 집단사고나 일시적인 쏠림이 있을 수 있지만, 5년 정도가 지나고 나면 인문, 사회, 정치분야와는 달리 숫자로 그 잘못이 드러나게 됩니다.

 

 곧 공매도 금지가 해제된다고 합니다. 혹, 글을 읽고 계신 본인은 공매도의 부활이 두려우신지요?

 

2020년 6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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