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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ELS의 위험성

 오늘 뉴스 기사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홍콩 H지수에 연계된 ELS들이 위험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금리 시대의 도래와 함께 대략 7~8년 전부터 마치 ELS가 저축의 대안이 된듯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ELS는 사실 고위험 상품입니다.

 

 ELS가 고위험 상품인 이유는 선물이나 옵션을 이용하는 파생상품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미국이나 유럽 또는 홍콩이나 한국의 주식시장지수를 바탕으로 만기에 지수가 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몇 퍼센트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식의 구조인데, 이걸 파는 금융사들은 여기에 '원금보장'같은 문구를 넣어 마치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솎여 파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예를 들어 50%가 아닌 40%의 지수 하락이 있었는데 금융사는 수익을 돌려줄 수 있을까요? 바로, 현물 주식이 아닌 선물/옵션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선물/옵션은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하방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레버리지 ETF나 인버스 ETF도 이 선물/옵션을 이용하는 파생상품입니다.

 

 선물/옵션을 활용하는 전략을 잘 설계하면 지수가 반토막 나지 않는 한  수익을 얻을 수 있게끔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일견 주식시장지수가 반토막이 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고 이번 코로나 급락장 때도 반토막까지는 내려가지 않았으니, 비교적 안전한 상품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시장에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마이너스 유가라는 평생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상황도 보았습니다. 주가가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보기에는 '운이 좋았다'라는 말 외에는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셰일 오일 붐이 있었던 미국에는 원유 파생상품과 연계된 저축상품이나 증권이 많았기에 연준에서 미리 이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못했다면 틀림없이 주가도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퇴직금이나 노후자금을 주식연계 ELS에 투자한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선물/옵션의 가장 큰 위험은 만기가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만기가 없는 현물 주식의 경우는 망할 기업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주가가 회복됩니다. 최악의 경우 투자한 기업이 파산하더라도, 빚을 내 투자한 경우가 아니라면, 투자금을 날리는 정도이지 빚을 지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선물/옵션이나 이를 활용하는 파생상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투자의 대가들이 파생상품은 쳐다도 보지 말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자신이 투자한 ETF가 현물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선물/옵션에 투자하는 상품인지 확인해 보시고, ELS나 ETN, 혹은 파생상품에 투자된 ETF를 가지고 계시다면 환매가 가능한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환매가 가능하다면 제가 '시장을 이기기'에서 얘기한 ACWI 같은 지수에 현물 주식으로 투자하는 펀드나 ETF를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파생상품에 투자를 할 것이라면, 지수를 믿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4차원의 세상입니다. 직선만 있는 세상이 1차원, 직선들이 좌, 우, 대각선으로 배열되어 평면이 되면 2차원, 수직으로 까지 배열되어 입체적 모양이 되면 3차원입니다. 4차원은 거기에 시간의 흐름이라는 개념이 더해져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간의 흐름이라는 4차원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 시간에 갇힌 3차원과 비슷한 조건에서 투자를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2020년 6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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