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상주 선생님이 쓴 '하상주의 가치투자'를 읽다 보면, 다음과 같은 얘기가 나옵니다.
'투자자가 회사를 바라볼때 중요한 것은 그 회사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맞히고 여기서 투자기회를 찾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결과적으로 장사를 잘할 힘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찾는 것이다.'
저는 종목을 검토할때 신기술이나 대체재의 위협에 안전한 회사일지를 많이 생각하는데, 위의 문장이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다른 신기술, 신소재, 대체재도 많이 있지만,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것은 전고체 전지와 블록체인, 그래핀, 테라헤르츠 파입니다. 양자컴퓨터나 수소핵 융합 발전 같은 신기술도 있지만 너무 먼 미래의 일인 것 같습니다. 반면 언급한 네 가지 신기술과 신소재는 이미 일부분 상용화가 되었거나 상용화에 근접해 있으니,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먼저, 전고체전지부터 얘기하자면, 현재의 리튬이온 전지는 폭발의 위험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배터리 수명을 늘려도, 이 폭발이라는 위험을 제거할 수가 없기에, 곧 전고체 전지가 리튬이온 전지를 대체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때, 전고체 전지의 소재는 현재의 리튬이온 전지 소재와는 다를 것 이기에, 2차 전지 소재업체라는 이유로 고평가를 받고 있는 주식들 중 대부분은 도태될 수도 있는 회사라는 생각입니다.
컴맹인 저로서는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서는 별로 할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 분야의 기사나 교과서라고 들 하는 '블록체인 혁명 - 돈 탭스콧, 알렉스 탭스콧 지음'같은 책을 읽어보고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블록체인의 제패자가 구글이나 아마존같은 기업들은 아닐 것이라는 점과, 둘째, 컴퓨터가 가장 잘하는 분야는 숫자나 확률을 다루는 분야이니 은행, 보험, 결제, 핀테크 같은 금융분야에는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는 점. 셋째, 분산 컴퓨팅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지금과 같이 많은 데이터센터는 필요치 않을수도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역시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뭔가를 하는 회사들은 장기투자 대상으로는 적합지 않다는 점 정도입니다.
그래핀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공정미세화의 한계에 직면한 반도체 분야의 신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으니, 관심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신소재를 바라볼 때는 그 소재가 얼마나 빨리 경제성을 획득할지를 주로 생각합니다.
나일론과 같이 소비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신소재는 경제성 획득이 쉽지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같은 산업소재는, 기존의 철강을 중심으로 하는 지식과 산업기반이 이미 갖추어져 있기에, 철강을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아주 오랜 세월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테라헤르츠 파는 엑스레이나 적외선 같은 전파의 응용분야에서 많은 부분을 대체하게 될 것 같습니다. 공항 검색대에서는 이미 사용 중이고, 테라헤르츠 파를 응용한 군사용 레이더도 있다고 합니다.
이 모든 신기술과 신소재의 위협을 공부하고 생각하는 것이 즐겁지 않다면, 이와 관련이 있는 분야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쉬운 방법은 저의 이전 글 '시장을 이기기'에서 얘기했듯, ACWI 같은 지수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2020년 5월,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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