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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지켜볼 주식 - Nike, Inc. (NYSE: NKE) (3)

 이 회사의 미래를 밝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처럼 의심과 걱정이 많은 사람들 중에는 리복이나 아식스, 슬레진저 같이 한때는 나이키나 아디다스만큼 인기 있던 브랜드가 지금은 거의 잊힌 것을 두고 이런 패션업종 투자가 꺼려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운동복이나 운동화가 거의 일상복이 된 지금의 상황이 한동안 반짝하다가 사라질 유행이라면, 유행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이런 패션업체가 장기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리복이나 슬레진저, 아식스 같이 수많은 브랜드들이 왜, 한때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만큼 인기 있다가 사라져 가는지 이유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므로, 한 10년쯤 후에는 나이키가 리복이나 슬레진저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겠습니까?

 

 여기에는 패션업종이 브랜드 선호도와 유행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정 스타일이 유행할때 거기에 맞는 쌈박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어 브랜드 선호도를 얻는 브랜드는 유행이 바뀔 때마다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브랜드들은 유행이 바뀌면 어김없이 시들해지거나 사라져 버립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바로, 성공한 스타일에 대한 고집과 자본력이 문제입니다. 이런 브랜드들은 나이키나 아디다스와 자신을 차별화 시키기 위해서라도 특정한 스타일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980년대 에어로빅 붐을 타고 인기를 끌었던 리복이나 90년대 중반쯤 길거리의 젊은애들 둘 중 하나쯤은 신고 다녔던 하얀색 필라 농구화처럼 말입니다. 사실 다른 스타일의 운동화는 나이키나 아디다스에 훨씬 많은 종류가 있었으므로 굳이 리복이나 필라에서 축구화나 조깅화 같은 모양의 운동화를 찾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참, 필라는 몇 년쯤 전에 '어글리 슈즈'가 유행하면서 다시 옛적의 인기를 회복하는 듯 해 보였지만, 요즘은 다시 시들해져 가고 있는 듯 해 보입니다.

 

 한때는 나이키나 아디다스를 추월한 듯 해 보였던 이들 브랜드들에 문제가 생겼던 때는 유행이 바뀌면서 였습니다. 그러니까, 매장에 있는 팔리지 않는 제품들은 빨리 처분하고 유행에 맞는 신제품들을 개발해서 매장을 채워야 하는데, 한때는 절찬리에 팔리던 특정 스타일의 운동화나 의류는 그 스타일의 유행이 지나면 웬만큼 할인을 해도 팔리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철 지난 제품들을 대량으로 땡처리 업자에게 넘기게 되는데, 여기서 진짜 문제가 시작됩니다. 할인매장에서 3만 원쯤이면 살 수 있는 브랜드는 아무도 7~8만 원을 주고 사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번 생긴 '싸구려 브랜드'라는 이미지는 수십 년 이상을 따라다니게 됩니다.

 

 이쯤이면 유행이 바뀌었을때 더 이상 팔리지 않는 제품들을 처분하고 새로운 유행에 맞는 신제품들을 매장에 채우고 광고를 할 수 있는 자본력이 패션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으니, 이 회사의 자본력을 점검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조깅화나 스니커즈 같은 스테디셀러 아이템들이 많으므로 큰 걱정은 안 되지만 말입니다.

 

ROE: 순자산이익률 / BPS: 주당순자산 / FCS: 주당자유현금흐름

 2배를 훨씬 넘는 유동비율에 안심은 되지만, 낮게 유지되던 부채비율이 2017~2018년 경 부터 높아진 점이 꺼림칙해 보입니다. 그런데, 오른쪽의 그래프에서 부채비율이 치솟았던 기간에는 주당순자산이 크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순자산으로 나누어 구하므로, 그림에서와 같이 순자산이 감소하면 부채는 같더라도 그 비율은 높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해당기간에 순자산은 왜 감소했을까요? 바로, 아래 그림에 답이 있습니다.

 붉은선의 주주환원액, 그러니까, 돈을 많이 빌렸다던가 제품이 안 팔려서가 아닌, 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증가가 원인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주주들에게 돈을 많이 돌려주면 비상시나 투자에 쓸 돈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2배를 훨씬 넘는 유동비율을 생각하면 별로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다. 빌린 돈은 주로 낮은 이자의 회사채로, 만기가 수십 년에 걸쳐 잘 분산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스포츠웨어 업종 내에서 이 종목의 안정성은 알았으니, '이 업종 자체가 안전한 투자대상이 맞을까?'를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먼 옛날처럼 모두들 양복을 입고 다니지는 않을까?'같은 생각 말입니다.

 

 생각해 보면 운동복이나 운동화는 이미 일상복이 되었고, 요즘은 출근할때 양복에 운동화를 신는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사람들이 캐주얼한 모임에도 정장과 구두를 갖춰 입는 것이 멋져 보인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 다시 유행이라도 되는 날에는 이 회사는 망해 버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편한 복장의 선호가 인간의 본성과 관련있는 초장기적인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조선시대나 마리 앙뜨와네트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복식의 변천사를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만드는 문화는 불편한 것에서 편한 것으로 진화하지, 그 반대 방향으로 진화하는 일은 없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스포츠웨어 업종은 오히려 장기적인 흐름에서 성장할 산업이라는 말이 되는데, 여기에는 앞에서 말한 편한 방향으로 흐르는 초장기적인 트렌드 외에도 중국이나 동남아, 인도의 중산층 증가와 운동하는 여성의 증가라는, 역시 한때 반짝하다가 사라질 유행이 아닌, 장기적인 거대한 흐름들이 합쳐지기 때문입니다.

 

 언제 부터인지 인스타 같은 곳에는 피트니스나 요가복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이 된 듯하고, 길거리에서 그런 복장으로 다니는 여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이런 장기적이고 거대한 흐름은 아래에 보이는 이 회사의 실적과 이익률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G/M: 매출총이익률 // O/M: 영업이익률

 

2022년 9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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