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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지켜볼 주식 - LG생활건강

 동사가 하는 사업인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는 경기변동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동사는 후, 오휘, 더 페이스샵, 엘라스틴, 샤프란, 자연퐁 등과 2007년 한국 코카콜라의 인수로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토레타 등, 이런 생활소비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인지도 있는 친숙한 브랜드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화장대나 욕실, 세탁기 옆에 동사의 제품 한두 가지가 없는 집은 없을 정도이니, 장기투자자들 중 이 주식에 관심이 없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 주식에 관심이 매우 많습니다. 제 관심목록에 있는 종목들은 모두 제가 주식을 고를 때 고려하는 세 가지 요건중 두 가지인 이익의 안정성과 사업의 성장성을 충족하는 회사들입니다. 당장 이익은 거의 없지만 미래의 엄청난 성장이 기대되는 바이오 회사나 2차전지 관련주 같은 종목은 관심 목록에 조차 없습니다. 바이오의약품이나 2차전지와 같은 산업은 확실히 미래가 유망해 보이는 산업이긴 하지만, 산업의 역사가 짧고, 아직 초기단계이기에 미래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가늠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리는 완성차 업체들의 2차전지 자체 생산 계획이 이 생각이 틀리지 않음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2차전지를 직접 생산하더라도, 어쨌든 소재나 장비를 하는 회사들은 여전히 유망한 것 아닌가?'하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이 마저도 전고체전지 같은 게임 체인저의 등장을 예상하면 불확실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가상화폐에 대한 제 의견도 밝히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은 개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로 하고, 그에 대한 보상체계는 필수적인 것이므로, 가상화폐의 미래는 밝아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상화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누구든지 만들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런 정보통신 기술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어느 한 플랫폼을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기 시작하면, 곧 그것이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할 텐데, 저는 그것이 비트코인이 될지 이더리움이나 도지코인이 될지, 혹은 아직은 등장하지 않은 훨씬 혁신적인 어떤 것이 될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알 수 없는 것에는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시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망한 주식인 'LG생활건강'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동사의 이익의 안정성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므로, '그 이익의 안정성이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지속 가능성, 즉, 결국 사업의 성장성이 이 주식을 분석할 때 핵심적인 고려사항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점유율이 높은 생활소비재 기업의 분석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핵심적인 고려사항입니다.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에는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동안 그 기업이 전혀 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것인데, '문어발식 경영'이라고 하는, 과거 자본과 전문성이 부족했던 시절에 국내 대기업들이 많이 했던 방식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사의 기술이나 역량이 충분히 먹힐 수 있는 연관분야이거나,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경쟁사들이 따라 하기 힘든 전혀 새로운 개념의 방식이나 제품이 아니라면, 과거와 같이 자본의 투입만으로는 새로 진출한 분야에서 자리를 잡기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제가 선호하는 방법으로, 인구감소 추세에 접어든 좁은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넓은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입니다. 동사의 성장성 역시 이 해외진출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아래의 최근 3년간의 해외 매출을 보면 잘 드러납니다.

 

 증권사 분석 리포트 중에서는 동사의 해외 매출이 화장품 '후'의 중국 매출에 편중되어있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데, 저는 중국인의 소득 증가와 이런 '궁중 한방 콘셉트'가 로레알이나 에스티로더 같은 서구 기업들이 따라 하기 힘들고, 고령화되어가는 중국의 인구구조 덕분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한방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고령층의 여성들은 쓰던 화장품을 잘 바꾸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작년에는 '오휘'의 고가 라인 중국 매출도 급증했다고 합니다.

 

 신문기사들은 동사의 화장품 해외 매출만 부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해외 매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장품은 18기 대비 작년(20기)에 58.8% 증가한데 반해, 생활용품은 61.3%로 더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동사의 '죽염치약'은 중국에서 저명상표로 공식 승인을 받은 바가 있고, 한방샴푸인 '리엔'이나 탈모샴푸인 '닥터 그루트'등은 충분히 중국에서도 통할 브랜드로 보입니다.

 

 동사의 중국매출 비중이 큰 것을 두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불매운동의 표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든다면 좋은 투자자의 자질을 가지신 것입니다. 주식투자자라면 그런 의심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정치적인 목적의 불매운동은 오래가지도 않고, 과거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사태에 따른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몇 년 후 사드 사태 때는 시세이도 같은 일본 회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렸던 점을 생각하면, 불매운동에 의한 주가 하락은 오히려 이 주식의 매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드 사태 때도 중국 보따리상들이 '후'를 많이 사 간 덕분에 오히려 동사의 중국 매출은 증가했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보따리상들은 확실히 팔릴 물건만 사 갑니다.

 

 동사가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된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노력한 결과는 아래의 지난 15년간의 실적 추이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주당자유현금이 이렇게 안정적으로 증가한 기업이 국내에 몇 군데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BPS: 주당순자산,  FCF/S: 주당자유현금흐름

 동사가 큰 빚이나 주식의 추가 발행 없이, 꾸준히 '에이본'이나 '리치', '피지오겔'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를 주로 현금으로 사들이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동사의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더욱 굳히게 됩니다.

 

2021년 5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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