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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지켜볼 주식 - Five Below, Inc. (Nasdaq: FIVE)

 피터 린치는 소매유통업종의 주식을 고를 때 처음 매장을 열고 장사를 시작한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똑같은 콘셉트의 매장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회사가 본격적으로 매장을 여러 지역으로 확장하기 시작한 초기단계의 주식을 주목한다고 그의 책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밝혔습니다.

 

 그런데, 피터 린치가 소매유통업종의 주식을 고르는 이 유명한 기준은 국내에는 잘 들어맞지가 않습니다. 국토의 면적과 시장의 규모가 작아서 어느 지역에서 성공한 매장이 규모가 커져서 상장을 할 때쯤이면 이미 전국 웬만한 곳에는 매장이 들어선 경우가 많고, 본격적인 확장을 시작하기 전에 대기업에 인수되거나, 기존에 소매유통업을 하던 대기업이 해외에서 이미 성공이 입증된 콘셉트의 매장을 따라서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점이 미국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보다 넓은 수십 개의 주와 다양한 인종의 많은 인구, 끝없이 밀려오는 이민자를 가진 미국 시장은 미래의 월마트나 맥도널드, 스타벅스 같은 주식을 찾기 좋은 인큐베이터와 같은 시장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터 린치의 기준에 들어 맞는 종목 중 최근에 제가 찾아낸 종목이 'Five Below'입니다. 아마존이나 월마트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종목들을 놔두고 제가 이렇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종목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피터 린치와 마찬가지로 '확장의 여지' 때문입니다. 이미 전국을 넘어 전 세계 웬만한 도시 곳곳에 매장을 가지고 있다면 회사가 돈을 더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파는 물건값을 올리는 것 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Five Below'는 미국내에 1,000여 개의 매장만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에서만 2,500개까지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2012년 상장 당시 215개의 매장에서 현재의 1,000개가 넘는 매장 수로 사업을 확장하는 동안 아래에 기록된 실적의 추이를 보면 이 회사는 피터 린치가 말한 성공방정식을 이미 입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Five Below'가 도대체 뭘 파는 곳인지가 궁금해졌을 것입니다. 매장의 사진을 먼저 보는것이 좋을 듯합니다.

 사진을 보고 눈치채셨겠지만, 문구나 완구, 액세서리, 화장품, 군것질 거리 등을 파는, 한마디로 대형 문방구 체인입니다.

 

 '대형마트나 다이소 때문에 동네 문방구가 다들 망했는데, 문방구 체인 주식이라니?'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마트나 다이소에서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코너는 따로 있습니다. 그러니까, 엄마손에 이끌려 마트를 따라가지만 아이들은 정육이나 생선, 세제 같은 코너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입니다. 'Five Below'는 초/중/고등학생 연령대의 아이들이 살만한 물건들로 채운 다이소 혹은 문방구 체인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토이저러스'나 '차일드 월드'같은 대형 완구 전문 체인들이 월마트나 아마존에 밀려 망했을 때 이 회사는 특정 품목이 아닌 특정 연령대를 공략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이 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핵심전략은 회사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의 대부분의 상품을 5달러 이하에 파는 염가 전략입니다. 애들 코 묻은 돈을 버는데, 비싸게 팔았다면 지금과 같이 성공하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 염가 전략은 현재의 혹은 미래의 경쟁자들로부터 이 회사를 지켜줄 거대한 장벽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아마존 같은 온라인 쇼핑몰의 위협에서 이 회사는 벗어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팔고 있는 상품들의 특성상 아이나 어른 한 명이 한 번에 구매하는 액수보다 배송비가 더 비싸기 때문입니다. '쿠팡같이 미국에서도 누군가 무료배송을 시작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에는 장담컨대 무료배송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미 우리는 치킨 배달비에서 그 징조를 보고 있습니다. 드론 배송이 도입되더라도 드론을 운영하는 것 역시 돈이 드니, 비슷한 상품을 'Five Below'에서 사는것 보다 싸게 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이 회사가 승승장구하는 것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자신도 문방구 체인에 도전해 보겠다고 나섰을 때, 이 염가 전략은 진입장벽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규모의 경제로 저비용 구조를 달성한 이 회사에 맞서 신생업체가 같은 상품을 이 회사보다 싸게 팔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월마트나 코스트코에서 같은 상품을 더 싸게 팔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그 들에게 애들 코 묻은 돈은 틈새시장일 뿐입니다. 설사 대기업이 이 시장에 도전하더라도 이 회사의 전문성과 싸워야 하는 아주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점들을 고려할 때, 아직 미국 내에 매장을 열 곳이 많이 남아있고, 다른 어떤 나라에도 진출하지 않은 이 회사를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022년 3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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