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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시장을 이기기

 누군가 저에게 어떤 주식을 사면 좋겠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추천해주는 종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ACWI입니다. MSCI ACWI 지수는 한국 시장지수인 코스피 나 미국 시장지수인 S&P500처럼 전 세계의 경제규모가 큰 대부분의 시장을 포괄하는 지수입니다.

 

 ACWI 지수에 투자하는 방법은 구글에서 'ACWI'를 검색해 보면 쉽게 찾을 수 있기에, 길게 설명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단, 주의할 점은 미국 달러로 살 수 있는 펀드나 ETF를 고르되, 파생상품이 아닌 현물 주식을 주로 보유하는 상품을 고르고, 환헷지는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iShares MSCI ACWI ETF (Nasdaq: ACWI)'라면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달러로 입금될 배당금을 가급적 모두 재투자하기를 추천합니다.

 

 미국 달러로 ACWI를 사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즉, 경제위기시에 대게 미국 달러의 가치가 원화 대비 강세인 경향이 있어서입니다. IMF와 리먼사태 때는 환율이 2천 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전 세계의 주식시장이 폭락했으므로 ACWI 지수도 당연히 폭락했지만, 환율의 급등이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해 주었습니다.

 

 리먼사태로 주식시장이 최악이었던, 2008년의 환율을 감안한 MSCI 홈페이지에서 찾은 ACWI의 성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MSCI ACWI 지수 (원화 기준): -23.81%

 - 코스피 지수: -40.73%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이지만, 리먼사태와 같은 역대급 시장 하락에서 20% 정도의 하락이라면, 장기투자자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MSCI의 홈페이지에서 찾아본 MSCI ACWI 지수의 최근 5년간 환율을 감안하지 않은 연복리 수익률은 12.7% 정도로, 이는 대부분의 개미들이 최근 5년간 주식에 투자해서 달성하기 어려웠던 수익률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 경에는 개도국 시장의 성과가 좋았고, 최근에는 미국 시장의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결국은 제레미 시겔 교수가 150년이 넘는 데이터를 분석해 애기한 주식의 장기 수익률인 연복리 9~10%에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복리수익률 10% 라면, 1억 원을 투자할 경우 7~8년 후에는 2억 원이 되는,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달성하기 힘든 수익률입니다. 주식에서 대박을 찾기위해 몇 달 안에 수십 퍼센트는 오를 소문 주나 테마주, 급등주를 찾는 대부분의 개미들이 5~10년간의 장기적인 성과를 계산해 봤을 때, 마이너스가 아니면 다행인 현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나마 5~10년간이나 주식투자를 했다는 자체가 큰 손해를 보고 주식시장에서 비 자발적으로 퇴출되지는 않은 것이니 나름대로는 성공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입니다.

 

 또, 저금리 시대에 어느 때부터인지 국민 재테크 수단이 되어버린 위험한 파생상품인 ELS/ELF의 수익률이 고작 연 5~6% 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국민적인 금융문맹이 좀 한심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2020년 연초에 누군가 블로그에서 요즘 자신의 전년도 주식투자 수익률을 인터넷 투자카페에 올리는 게 유행이고, 20%넘는 수익률을 올린 소수의 사람들이 부럽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즉, 카페에 자신의 수익률을 자신 있게 공개한, 어느 정도 공부를 하며, 직접 주식을 골라 투자를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2019년에 20%가 넘는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원화로 환산MSCI ACWI 지수의 2019년 수익률은 28%를 넘습니다.

 

 워런 버핏과 존 보글이 말했듯,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시장지수는 훌륭한 투자대상이고,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도 장기간 시장지수를 이기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연복리 10%의 예금상품이라고 생각하고 ACWI 지수에 매달 일정액을 투자한다면, 10년쯤 후에는 부동산을 산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 여기서 팁을 하나 드리자면, 시장이 좋건 나쁘건 매달 기계적으로 정해둔 액수만큼 꾸준히 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미국시장이 좋을지 한국시장이 좋을지, 혹은 성장주가 좋을지 가치주가 좋을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민도 공부도 할 필요가 없는 쉬운 길입니다. 다만, 인류의 번영과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말입니다.

 

2020년 5월,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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