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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가치투자의 기본개념

 제 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다가, 생각보다 가치투자의 기본적인 개념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삼성전자의 과거 주가와 주당순자산의 추이를 보여주는 '아이투자'에서 찾은 그래프입니다.

 

 기업이 가진 모든 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이 순자산이고, 순자산을 주식수로 나누면 주당순자산이 됩니다. 즉, 내가 삼성전자의 주식을 한주 사면 얼마나 순자산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주당순자산이 됩니다. 그러니까, 삼성전자가 가진 현금에 공장과, 땅, 장비 등을 팔아 합한 후, 여기서 빚을 제했을 때 내 몫이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대게 이익을 내는 기업의 시장가치는 순자산보다 높게 평가받는 것이 정상적인데, 기업이 가진 자산을 이용해 이익을 만들어내기 때문이고, 최악의 경우, 기업을 매각할 때도 최소한 순자산의 가치는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브랜드 가치나 전문성 같은 가격을 매기기 힘든 무형의 가치를 고려해 순자산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가 됩니다.) 이익을 꾸준히 만들어내 왔고 미래에도 그럴 것 같다면 시장의 평가인 주가는 순자산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이 됩니다.

 

 반면, 사양산업에 속한 기업이나 미래에 수익을 내지 못할것 같은 회사라면 주가는 순자산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이 됩니다. 사업을 접고 자산을 모두 팔아 주주들에게 돌려주려고 해도 살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는 부동산이나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금속, 증권 같은 현금성 자산을 많이 가진 기업일수록 유리합니다.)

 

 위의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가 주당순자산에 근접했들때는 상당히 주식을 싸게 산 결과가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주가가 주당순자산의 2배 정도 되었을 때는 팔아서 수익을 실현하기에 적절했던 시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삼성전자의 경우 3~5년을 주기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팔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사양산업이나 한계산업을 제외하면, 다른 대부분의 경기변동주들 역시 주당순자산을 축으로 그 산업의 주기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중/장기적인 주기를 이용하여 저가매수/고가매도를 실행하려는 투자법을 가치투자라고 합니다. 순자산만을 기준으로 사용하지는 않으며, 산업이나 업종에 따라 기업의 이익이나 벌어들인 현금 등의, 변덕이 심한 주가 이외에, 무언가 큰 변동이 없으면서 그 기업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기준을 가지고 매수와 매도를 결정하는 것이 가치투자의 기본적인 개념입니다.

 

 즉, 가치투자는 언젠가 주가는 결국 그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수렴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전제로 합니다. (순자산 역시 이익이 쌓여야 증가하게 되므로, 결국 이익에 수렴하게 됩니다.) 그런 믿음이 없다면 짧게는 3~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의 보유는 고사하고 1년, 아니 6개월도 그 주식을 가지고 있기가 힘들 것 입니다. 그래서, 주가의 단기적인 출렁임 이라는 불가능한 예측을 통해서 수익을 얻으려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는 없는 투기일 뿐입니다.

 

 물론, 투자라는 것은 미래에 대한것이고, 주당순자산이 가치투자의 절대적인 척도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 삼성전자가 가치투자에 적절한 종목인지도 투자자마다의 기준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미래에도 삼성전자를 주당순자산 근처에서 사, 2~3년 후 매수가격의 2배 정도에서 파는 것이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삼성전자의 사업을 모든 시장참가자들이 밝게 본다면 주당순자산의 3~4배 이상에도 거래가 될 것이고, 반면, 휴대폰이나 반도체 사업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해서 점유율을 잃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주당순자산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도 거래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위의 그래프는 가치투자의 개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금리나 환율, 주가의 움직임은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이해의 영역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영역을 이해하려고 공부하는 이유는 지금의 금리나 환율, 주가가 장기적인 흐름에서 싼지 비싼지를 판단하여 투자에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2021년 12월에 (2020년 11월에), 동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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