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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지켜볼 주식 - Nike Inc. (NYSE: NKE) (2)

 이 주식은 '왜, 해외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종목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같은 스포츠웨어 업종의 국내 회사들이 만드는, 지금은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FILA'나 'MLB'같은 브랜드를 한 십 년쯤 전에도 사람들이 입거나 신고 다녔는지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한 30년쯤 전에 10~20대들이 약속이나 한것처럼 거의 모두들 하얀색 휠라 농구화를 신고 다녔던 기억은 있는데, 그때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는 상설할인매장에서만 팔리는 브랜드가 된 것 같고, 몇 년 전 어글리 슈즈가 유행하지 않았다면 휠라는 리복이나 아식스, 프로스펙스처럼 조용히 잊힌 브랜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MLB 역시 한 10~20년쯤 후에는 '그때는 그런 브랜드도 있었지'하는 느낌이 되어 버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포츠웨어를 포함한 의류업계에 이렇게 반짝 히트한 후 사라지는 브랜드가 많은 것은 유행이나 스타일의 변화 때문입니다. 유행이나 스타일의 경향은 항상 바뀌므로, 이때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제품들로 매장을 채우지 못하면 한물간 브랜드로 인식되게 되는데, 잊히는 브랜드들 대부분은 이걸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고부담에 따른 경영악화로 그럴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동사나 아디다스와 같은 이 업계의 수위 회사들은 이익의 안정성이 담보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유행이 바뀔때 매장을 신제품으로 가득 채울만한 자본력이 있고, 러닝화 같은 스테디셀러 아이템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유행은 돌고도니, 90년대 후반처럼 청바지에도 구두를 신는 것이 다시 유행한다면 동사의 실적은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아래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과거의 스타일을 스포츠웨어와 결합해 해석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인 듯합니다.

왼쪽: 90년대 길거리 패션 / 오른쪽: 최근의 90년대 레트로 패션

 이런 경향은 한때의 유행이 아닌, 초장기적인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생각인데, 인간은 편한 것에 익숙해지면 다시 과거의 불편한 것으로는 돌아가려 하지 않는 본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오래전 마리 앙뜨와네트 시대의 복식과 오늘날의 복식을 떠올려 보면 쉽습니다.

 

 '편한 복식의 선호' 외에도 중국이나 인도 같은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의 소득 증가 역시 동사의 미래 성장성을 담보해 주는 초장기적인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사람들이 나이키 운동화를 신기 시작한 시점이 80년대 중반쯤부터 였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말한 동사 이익의 안정성과 사업의 성장성은 아래의 실적 추이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왼쪽: 주가 / 오른쪽: 실적

 리먼사태와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이익이 다소 둔화되었던 2009년과 2020년, 그리고 2018년 경 이후 빠르게 회복된 실적을 보면, 당시 주가의 반응은 이 주식을 싸게 살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지나간 얘기지만, 올해 4월쯤 중국에서 일어난 불매운동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떨어졌던 주가 역시, 지금 와서 보면, 이 주식을 매수하기 꽤 좋은 기회였습니다. 정부가 아닌 일부 시민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주도하는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고, 정부로서는 상대국과의 무역 단절이라는, 전쟁 직전의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이런 소비재의 무역을 규제할 정치적인 명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명분 싸움입니다.

 

 '몇 년 전 싸드사태때 불매운동으로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철수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그 전 부터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다국적 기업들과 현지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 적자가 누적되어 왔습니다. 이후, 빠르게 실적을 회복한 오리온이나 싸드사태 기간 중에도 보따리상들이 한국화장품 '후'를 싹쓸이해갔던 점을 생각하면, 롯데마트에게 싸드사태는 그냥 철수를 위한 구실일 뿐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작년과 올해 초, 두 번이나 이 주식의 바겐세일 기회를 놓친 것은 내재가치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에 금리를 반영하지 못했던 면도 있지만, 보유종목이 아닌 관심종목들에 대한 분석이 치열하지 못했던 탓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주가는 내일이라도 요동칠 수 있으므로, 관심종목들도 평소에 치열하게 분석해 놓고 기다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기가 십상이라는 것을 이 종목이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줍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번 바겐세일 때는 뉴스에서 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때 마트 문이 열리자마자 들이닥치는 사람들처럼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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